
STRL의 소개
내 포트폴리오 중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종목 중 하나는 STRL이다. 이 기업은 데이터센터 및 반도체 공장인 팹의 건설 과정에서 나름 핵심 공정을 맡고 있다. STRL은 부지 선정부터 시작해서, 전력망, 배수 등을 데이터센터 내에 어떻게 건설할 것인지를 상의하고 직접 건설하는 일까지 수행한다.
STRL은 비록 시총 기준 $26B 남짓의 기업이지만 데이터센터 건설에서 굉장히 핵심적인 역할을 그것도 매우 잘 수행한다. STRL가 돈을 버는 방식은 이런 식이다. 하이퍼스케일러가 데이터센터를 만드려고 한다.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 직원이 직접 기계를 사서 삽을 푸진 않는다. 외주를 준다. 이 원청 계약을 보통 GC(General Contractors)로 분류되는 기업에게 주고 이들이 STRL에게 하도급(Subcontract)를 주게 된다. 그런데 STRL가 워낙 일을 잘하다보니 공기단축을 위해 GC에게 계약을 주는 과정에서 하이퍼스케일러가 직접 “이 부분은 STRL에게 해주세요.”라며 STRL을 지정한다. 그만큼 납기가 중요하고 STRL이 일을 잘하기 때문이다.
데이터센터 뿐만 아니라 반도체공장 건설 과정에도 비슷하거나 오히려 조금 더 우월한 수준의 경쟁력을 지닌다. 따라서 데이터센터 병목이 해소되지 않고 이연되더라도 STRL는 실적 성장이 가능하다. 트럼프의 MAGA, 리쇼어링 정책 덕분이다. 대형 반도체 팹이 미국으로 돌아오며 STRL의 성장 전망에 아주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데이터센터의 병목
근데 문제는 데이터센터 병목이다. 미국 정부에서 머리를 싸고 해결하려고 해도 도무지 해결되지 않는다. 여러가지 문제가 있겠지만 그중 가장 큰 문제는 주민들의 반발이다. 우리나라도 정확히 같은 문제를 겪고 있다. 데이터센터가 우리집 주변으로 들어오는게 무슨 문젠가 싶겠지만, 자세히 보면 간단하지 않다. 데이터센터 자체보다도 전력망이 더 큰 문제다. 송전선과 송전탑이 내 집 위로 지나가는 것에 대한 주민 반발이 극심한 것이다.(덕분에 on-site 발전의 대명사, BE의 주가 및 실적이 급등) 수많은 집 주변을 통과해야 하고 이들과 각각 협상하고 동의를 구해야 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어렵게, 어렵게 송전망에 대한 주민 동의를 얻더라도, 데이터센터가 잡아먹는 전기 때문에 전기요금 상승이 문제가 된다. 미국은 전기도 민간 기업이 운영하기 때문에 수요가 급등하면 전기요금이 오르곤 한다. 물론 중간에 PJM이나 ERCOT이 전력 수요, 공급을 규제하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전기요금이 급등하는 일은 생겨나고 있다.
트럼프도 데이터센터 병목 문제를 잘 알고 있다. 트럼프가 이제 자본과 전력이 확보된 프로젝트에 대해서 빠르게 전력을 연결해주기로 결정했지만, 근본적인 주민 반발이라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사실상 데이터센터 건설의 폭증은 어려운 상황이다.
중국은?
중국은 정부 주도 하에 데이터센터 건설을 그야말로 무지막지하게 추진하고 있다. 동수서산 프로젝트로 서쪽에 데이터센터를 짓고, 이를 광케이블과 전선으로 서쪽의 데이터센터를 중국 동부에서 소비하게 하는 식이다. 중국도 미국보단 덜하지만 주민의 반발이 있긴 있기 때문에 나름대로 해결책을 낸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거리가 멀어서 속도의 지연이 있어 기업과 개발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큰 문제는 중국에는 칩이 없다. 중국에서도 이제 여러 스타트업과 똑똑한 엔지니어들이 ASIC과 같은 추론용 칩을 팹리스 형태로 만들어내고 있지만, 여전히 학습용 칩은 엔비디아의 칩이 필요하다. 미국의 규제로 엔비디아의 칩을 살 수 없기 때문에 여러가지 야매로 AI기술을 발전시키고 있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을 것이다.
이런 식으로 양국은 처절한 AI 기술 전쟁을 치르고 있다.
STRL의 주가하락 이유

오늘 STRL의 주가가 거의 -8% 하락했는데, 원인은 명확하지 않다. 개인적으로 CITI의 산업 리포트에서 데이터센터 건설의 병목이 생각보다 심각하고 잘 해결되고 있지 않다는 소식을 전했기 때문인 것 같다.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STRL의 사업이 데이터센터 의존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STRL은 반도체 공장에도 굉장히 특화되어 있는 기업이다. 실제 이번 컨콜 후 주가가 급등한 이유 중 하나는 반도체 팹의 수주 소식 덕분이다. 정확한 기업명은 밝히진 않았지만, TSMC, 인텔, 삼성전자 중 하나일 것으로 보이는데, 1차 공사에 대한 수주일 뿐이고, 2차, 3차 공사에 대한 수주 가능성도 있다. 또한 3개 기업 중 나머지 두 개의 기업이 반도체 공장을 짓는 과정에서 또 STRL가 수주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포트폴리오 현황



가장 좋은 투자란
예전에 어떤 분의 블로그에서 봤는데, 좋은 투자란 무엇인가에 대한 내용이었다. 전체 포스팅의 내용은 오래되어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다음의 한 문장은 아직도 뇌리에 깊게 박혀있다.
“IF가 많은 투자는 좋은 투자가 아니다.”
이 말을 듣고, 그땐 무시했다. 왜냐하면 IF가 적으면 적을수록 주가는 비쌌기 때문이다. 나는 평생 싼 주식만 찾아다니다가 돈을 벌지 못했다. 진짜다. 그리고 추세추종을 만나 이 굉장히 깊고, 질긴 편견을 그것도 ‘간신히’ 극복해낼 수 있었다.
STRL을 보면, IF이 있긴 하다. “데이터센터 병목만 해결되면…”이라는 IF다. 그러나 현재 주가가 크게 상승한 원인에는 실적 증가와 실적 증가 전망이 있고 이에 대한 근본적인 동력은 미국 및 해외 기업의 미국 공장 증설이다. 그리고 여기엔 IF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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