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깊은 주식 생각 – 규칙파괴자

추세추종에 대한 고민

나름 추세추종에 대해 경험이 많이 쌓여가고 있다. 실패도 하고 성공도 하면서 부터다. 그런데 추세추종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다. 실적을 보는지 안보는지부터 시작해서 주봉을 보고 길게 끌고 가는 추세추종인지 아니면 분봉 단위로 보고 끌고 가는 추세추종인지 등 굉장히 다양하다.

문득 드는 생각. 나는 과연 어떤 종류의 추세추종을 하고 있는가? 더 근본적인 질문. 나는 내가 어떤 추세추종 트레이더인지 명확히 인지하고 있는가?

여기에 대한 고찰이 많이 부족했다고 생각한다. 최근 나의 매매만 봐도 그렇다. 나는 어떤 시장에서는 장기적으로 보는 추세추종을 하고 있으며, 어떤 시장에서는 단기적으로 하고 있다. 심지어는 같은 시장 내에서도 종목마다 추세추종의 조건이 다 다르다.

내가 가장 좋은 성과를 냈던 투자법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으로 들어가야 할 것 같다.

올해 최고의 성공

아직 올해를 평가하기엔 이르다. 그러나 내게 최고의 성과를 내 준 투자가 하나 있다. 바로 홍콩에 상장중인 주식의 투자다. 그 주식은 장비광섬유케이블이라는 홍콩 시장에 상장된 중국 기업이다.

이 주식은 때마침 레이더를 켜고, 중국, 일본의 신고가 종목을 탐색하던 중 우연히 발견했다. 중국 주식 중 홍콩에 상장되어 시가총액이 크고, 신고가를 가장 강하게 돌파한 종목을 찾은 것이 시작이었다. 위 그림에서 보듯 신고가 돌파 순간 매수하여 3개월 만에 3배(200%)의 수익을 기록했다.

당시 테스트로 매수한거라 최소 거래단위인 500주를 매수했고, 221HKD에 매도했으나 조금만 더 버텼다면 441에 매도하여 거의 500%의 수익률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이다.

나의 매매일지를 보면 알겠지만 나는 매매를 굉장히 열심히 한다. 텔레그램 채널도 빠짐 없이 보고, 세상에 일어나는 모든 일을 알아내려 노력한다. 그런데 어떻게 대충 매매한 장비광섬유케이블의 수익률이 가장 좋았을까?

규칙파괴자를 읽고…

오늘은 토요일이라 근무(당직) 중 책이나 읽을 겸, 책을 한 권 샀다. 근데 쌩뚱맞게 여기서 내 홍콩주식 성공의 비결을 알아낼 수 있었다. 저자는 (요약하자면) 책에서 신흥 산업에서 1등 기업을 매수하고, 주가가 오르면 불타기를 하라고 이야기한다.

만약 내가 A라는 주식을 샀고, 그 기업의 실적이 잘 나오고, 신고가를 돌파할 때 불타기를 한다면 수익을 극대화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은가? 정말 그렇다면, 한 걸음 더 나아가보자. 만약 내가 눈여겨보던 좋은 기업을 신고가에 돌파하는 순간 비중을 태워 매수하고, 적절히 손절할 수 있다면? 그리고 주가의 상승 과정에서 흔들림 없이 홀딩할 수 있다면? 그게 내 홍콩주식, 장비광섬유케이블의 투자가 아닐까?

근데 웃긴건 내가 항상 그런 마인드로 해왔다는 것이다. 국내 주식에 추세추종을 대입하면서 펀더멘털을 아예 무시한 채로 매수한 적은 없다. 근데 왜 자꾸 손절하게 됐고 오랫동안 홀딩하지 못했을까?

매수 시점의 문제

그 부분에 대한 오랜 고민 끝에 잠정적인 결론에 이를 수 있었다. 내 전략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었다.

보자. 흔히 주가는 넓은 베이스를 만들고 재돌파를 할 때 성공률이 가장 높다. 그만큼 매물대를 많이 소화한 상태고, 차익실현에 대한 부담이 적기 때문이다. 간혹 삼성전기처럼 매물대 소화 없이 미친듯이 상승하는 경우도 있지만 일반적인 경우에선 그러기가 쉽지 않다.

다시 장비광섬유케이블의 케이스를 보자. 아래는 매수 시점에서의 차트다.

정말 너무나도 명확하게도 저점으로부터의 3배가 넘는 상승 후 4개월 간의 기간조정 후 급등 패턴이다. 심지어 신흥산업의 거의 독점이다. 이런 기업에 불타기며, 비중을 때려야 하는 것이다.

만약 이 최적의 시점에 매수하지 못했다면 추가적인 신고가 돌파 시 실패 확률이 높아지는 것을 충분히 받아들여야 한다. 가격이 높은 만큼 차익실현 매물도 당연히 많기 때문이다. 조금만 악재가 나와도 사람들은 매도 버튼을 누를 것이다. 이미 충분한 수익이 쌓였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난 뭘 했나

내가 가지고 있는 국장의 종목을 보자.

피에스케이홀딩스. 펀더멘털은 이미 입증된 기업이다. 그런데 기간조정은 있었나? 맞다, 있었다. 그럼 신고가를 돌파 했나? 아니다. 그럼 왜 산거지? 여기서 실수를 하게 되는 것 같다.

위는 브이엠이다. 이 기업의 경우에도 차트에서 문제가 많이 보이는데, 이전 넓은 베이스를 만든 뒤 신고가를 돌파했을 때인 2024년 9월, 그때에는 신고가 돌파 이후 매우 탄력적인 주가 흐름을 보였다. 그런데 그 뒤로 지금까지 약 5번의 베이스 돌파가 있었다. 베이스 돌파가 많아질수록 주가 상승의 힘은 약해지게 되어 있다. 나는 여기서 뭘 하고 있는가?

테스도 마찬가지다. 대충 세어봐도 베이스 돌파가 6번째다. 즉, 나는 제대로된 추세추종 매매를 하고 있지 않았다. 그저 상승장의 도움으로 어떻게든 크고, 작은 수익을 챙기고 있었을 뿐이다.

가장 중요한 피에스케이다. 피에스케이는 이번에 비교적 강한 패턴의 베이스 돌파를 보이고 있는데 그 이유가 기가 막히다. 피에스케이는 위 세 종목과는 다르게, 베이스를 4번 밖에 만들지 않았다. 따라서 그만큼 상승 여력이 컸던 것이다. 그래서 그만큼 강하게 치고 올라왔다.(당일의 애널리스트 리포트 발행의 호재가 있긴 했지만)

월요일이 오면 할 일

아, 앞으로 내게 다시 한 번 미친듯한 새로운 색깔의 상승장이라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할 일은 다음과 같다.

  • 매일 훌륭한 기업에 대해 공부한다.
  • 매일 오후 차트를 돌려보며 신고가를 강력하게 돌파하는 종목을 찾는다.
  • 신고가 기업에 대해 빠르게 조사한다. 독점 유무, 주가 상승의 원인, 펀더멘털의 변화.
  • 베이스가 몇 개인지 센다.
  • 비중을 실어 매수한다. 전체 포트의 25% 비중으로.
  • 그리고 가급적 오랫동안 홀딩한다.

그렇다면 지금의 시점에선 어떤 기업이 있을까? 개인적으로 금융주나 보험주가 이 카테고리 안에 든다고 생각하는데 왜냐하면 1. 우리나라의 규제 상 사실상의 독과점에 가깝고, 2. 금리 인상이라는 구조적인 수혜를 바라보고 있으며, 3. 인더스트리 액션으로 신고가를 돌파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한지주의 주봉인데, 사실상 두번째 베이스 돌파이기 때문에 매도 압력이 상대적으로 적을 것을 예상할 수 있다. 뿐만이 아니다.

KB금융 또한 신고가 돌파를 코앞에 두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도 금융주들의 흐름이 꽤나 좋은 편이다. 반도체와 AI에 과도한 미련을 가지지 말고, 이들 종목으로 비중을 실어 베팅을 해도 괜찮지 않을까?

금융주 뿐만 아니라 보험주도 나쁘지 않다. 완벽한 베이스를 만들지 않긴 했지만,

삼성화재의 경우 신고가를 돌파했고,

삼성생명의 경우 삼성전자의 지분관계로 안그래도 상승하던 주가에 보험이라는 테마가 기름을 부었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지금까지의 고찰로 보면, 내 투자의 성공 방정식은 사실상 완성된 것과 다름 없다. 투자는 성공 방정식을 반복하는 것이라고 한다. 수많은 트레이딩을 했지만, 나에게 가장 큰 수익을 안겨준 건, 특별히 고민하지 않고 차트 상 베이스1에 매수한 장비광섬유케이블이었다. 어이가 없지만 사실이다.

반대로 많은 실패는 베이스 후반부의 주식을 매수하면서 발생했다. 돌파인 줄 알고 매수했으나 돌파엔 실패했고, 실패가 누적되며 수익률을 갉아먹었다. 이제서야 모든게 명확히 보인다. 작은 성공이었지만 그 성공을 복제하기 위한 방법 말이다. 그건 바로 “훌륭한 기업을 가장 덜 비싼 가격에 매수하는 것”이다. 싼 가격에 매수하는 게 아니라, 가장 덜 비싼 가격에 매수하는 것. 가급적이면 초기 BASE 돌파 시 매수하는 것. 그게 핵심이었다.

사실 이건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이미 마크 미너비니가 VCP 패턴으로 수도 없이 가르쳐준 바가 있다. 나도 수차례나 마크 미너비니의 책을 읽었다. 그런데 웃긴 건 그의 가르침은 바로 내 코 앞에 있었는데, 그걸 알아채지 못한 것이다.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읽고 싶은 것만 읽었던 것이다.

만약 최적의 진입 타이밍을 놓쳤다면

이제 다 알겠다. 최적의 진입 타이밍이란 바로 훌륭한 기업의 가장 낮은 BASE에서의 신고가 돌파 순간이다. 근데 정말 많은 경우, 이미 주가가 꽤 오른 상태에서 발견되기 마련이다. 이땐 어떻게 해야할까?

지금의 생각으로는 이렇다. 우선 BASE1 수준이라면, 신고가를 돌파한 뒤 10~20%가 오른 상태여도 바로 매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단, 풀비중(전체 자산의 25%)으로 매수할 수는 없고 12.5% 수준에서 타협을 봐야할 것이다. 그 뒤로 다시 주가가 하락하여 베이스 돌파 수준까지 내려오면 12.5%를 추가로 매수하여 25%를 만들어볼 수 있을 것이다.

만약 BASE1이 아니라 BASE2나 BASE3 수준이라면 어떻게 해야할까? 나도 경험해봐야겠지만, 사실 BASE의 바닥에서 매수하는게 더 낫다고 생각한다. 대신 비중은 10분할 정도로 낮춰서 사야 할 것이다. 베이스가 얼마나 오랫동안 다져질지 모르고 심지어 하락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BASE의 하단을 하향 돌파하여 BASE 기준 신저가를 갱신할 때마다 전체 자산의 2.5% 비중으로 매수하는 식이다. 단, 연속적인 하락에는 매수하지 않으며 지지선을 하향 돌파한다면 당연히 손절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고 BASE2 이후의 베이스를 재돌파 시 매수하는 방법도 있다. 그런데 이런 경우 비중을 당연히 낮춰서 들어가야 할 것이다. 실패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핵심은

이런 전략을 모조리 숙지했다 하더라도 반드시 기억해야할 부분이 있다. 바로 기다림이다. 적절한 기회가 올 때까지 상승하는 기업에 대해 공부해두고 관심 종목에 넣어둘 필요가 있다. 그런 경우 반드시 기회는 온다. 어쩌면 상승 중인 종목을 일부 매수하여 보유하고, 진짜 때가 왔을 때 비중을 투입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블랙 먼데이를 앞두고 고민이 많아지는 주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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