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06 요즘 드는 생각 정리

블로깅은 사치다

나의 생각을 정리하고, 요약하고, 사람들에게 알리는 블로깅은 사치다. 적어도 투자에 있어서는 그렇다.

종종 만나는 투자 고수 형이 있다. 그형이 하는 말이 정말 와닿았다.

“투자는 노가다야.”

맞다. 투자는 노가다다. 투자는 남들이 모르는 사실을 발견하는 것이 아니다. 아, 이제야 깨달았다. 투자는 남들보다 한 발 앞서 미래의 단서를 찾고, 위치를 선정하여 큰 수익을 챙기는 게 아니다. 물론 그런 전략도 있다. 하지만 적어도 나에게 맞는 투자 방법은 아니었다. 내 심리와 삶의 경험과 여러 제반 조건을 고려하면 그렇다. 나에게 맞는 투자 전략은 따로 있었다. 그리고 이게 대부분의 투자자에게 맞을거라 생각한다.

그 전략은 바로 추적이다. 세상의 변화를 추적하고 관찰하며, 주가의 단기 변동에 관계 없이 홀딩하는 전략.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게 아니라, 이미 알려진 사실과 시장의 가설이 여전히 유효한지 검증하는 과정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주가의 큰 등락이 있을 수 밖에 없음을 인정하고, 받아 들이는 것이다. 내가 산 시점으로부터 -50% 하락할 수도 있음을 받아들이고, 묵묵히 시장, 산업의 변화와 흐름을 추적하는 것, 그게 바로 나에게 맞는, 올바른 투자법이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블로깅은 사치다. 특히 요즘처럼 텔레그램이 발달된 시대엔 더욱 그렇다. 애초에 블로깅을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뉴스를 보고 생각을 기록하기 위함이다. 또 한 기업의 새로운 정보를 요약하고 저장하고, 다시 보기 위함이다. 그런데 요즘엔 텔레그램이 워낙 잘 되어 있다. 그래서 블로깅을 하는 의미가 정말 많이 퇴색됐다.

부동산과의 비교

부동산의 정석은 강남 아파트다. 왜 강남에 있는 비싼 아파트를 사는가? 강남 아파트의 가격을 차트로 보면 거의 항상 역사적 신고가다.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으면 아마 고가에서 1-2% 정도 빠졌을 것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강남 부동산을 산다. 그리고 꽤 짭짤한 수익을 얻는다.

이 전략이 효과적인 이유는 뭘까?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첫째로 강남 아파트를 사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잠재 수요가 많다. 주식으로 치면 신고가 매매다. 지금으로 치면 엔비디아를 사는 셈이다. 차이라면, 우리나라의 강남 거주 수요는 향후 10년 뒤에도 유지되겠지만, AI 반도체, 가속기에 대한 수요가 10년 뒤에도 유효할지는 알 수 없다는 것 뿐이다. 따라서 엔비디아를 사서 그냥 AI반도체 수요 증가세가 유지되는 한 홀딩하는 되는 것이다.

반대로, 지역 개발을 염두해두고 아파트를 사는 전략도 있다. 예를 들면 삼성전자의 공장이 들어올 것이 확정된 지역의 아파트를 사는 것이다. 그리고 이게 내가 생각하는 올바른 투자법이기도 하다. 삼성전자의 공장이 들어오며, 관련 업종 종사자들의 거주 수요가 급증할텐데, 바로 그 거주 수요 증가를 노리는 것이다. 물론, 이미 어느 정도 선반영 되어 아파트는 비싸게 팔린다. 그러나 실제로 관련 업종 종사자들이 들어오며 상권이 활성화되는 선순환 구조가 생기면 선반영된 아파트 값을 초과하는 시세차익이 가능하다.

주식도 마찬가지다. 한 기업의 주식을 어느 정도 비싼 가격에 사더라도, 실제 산업의 훈풍이 실적으로 찍히며 주가는 한층 더 상승한다. 여기서 중요한 건, 홀딩이다. 시장 참여자들의 투기적 예측이 실제 실적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주가는 -20%에서 심한 경우 -50%까지도 빠진다. 그때도 여전히 전방산업의 수요가 유지되는지 확인하며 홀딩하는 것, 그게 진짜 투자다.

그것을 추적하는 과정이 바로 노가다다. 계속해서 뉴스를 읽고, 주식 시장을 주시하며, 시장과 펀더멘털의 변화가 큰 관련이 없음을 느끼고 이해하는 과정이다.

핵심 결론

투자자는 부지런해야 한다. 회사의 전략과 변화, 그리고 산업의 변화를 계속해서 추적해야 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주가는 크게 오르내릴 수 있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 특히 숫자가 찍히기 전엔 더욱 그렇다. 주가의 변동을 받아 들이자. 큰 수익은 홀딩에서 나온다.

최근 몇 일 사이 AI수요 피크 및 거품 논란이 다시 재점화되고 있다. 그런데 주요 기업들의 투자 계획과 AI관련 서비스의 사용자 수 추이를 보면 전혀 AI CAPEX 사이클의 피크가 느껴지지 않는다. AI 거품 논란은 예전부터 있었고 앞으로도 있을 이슈다. 그럴 때마다 주식을 매도할 수는 없다. 여전히 반도체와 전력은 부족하다. 지금은 수요 감소를 우려할 때가 아니다. 당장 어떻게 더 많은 전력을 공급할 지, 다들 부리나케 뛰어다니며 고민하는 상황에서 AI수요 감소로 시장의 하락을 예상한다는 건 사실 조금 어이 없기도 하다.

투자의 핵심은 추적 관찰이다.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것이 아니고, 비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것도 아니다. 매수, 매도, 홀딩 중 가장 중요한 부분은 홀딩이다. 따라서 주식 투자의 핵심은 추적관찰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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