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OD 소개
Robinhood Markets, inc.(이하 HOOD)는 미국의 주식, 가상화폐 거래 플랫폼 기업이다.
2013년 설립된 기업으로써 ‘무료’ 주식 거래와 중독성 있는 UI로 개인 투자자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 2020년 판데믹으로 인한 시장 급락 이후, 주가가 회복되는 과정에서 큰 수혜를 보기도 했다. 국가에서 지급한 보조금과 재택 근무 활성화로 모바일 주식 거래가 크게 증가했던 덕분이다. 그 결과 HOOD의 이용자와 거래 대금 또한 큰 폭으로 늘었다. 이후, 여러가지 우여곡절은 있었으나 최근까지도 이어진 강세장 덕에 HOOD의 매출과 이익은 꾸준히 증가하여 수익성 있는 비즈니스로 변신하는데 성공했다.
HOOD의 비즈니스 모델
HOOD의 인기 비결은 수수료 없는 무료 거래다. 어떻게 무료 거래라는 비즈니스 모델이 가능했을까? 우선 미국의 주식 거래 시스템에 대해 약간의 이해가 필요하다.
시장조성자(market maker)라는 개념이 중요한데 최대한 이해하기 쉽게 이야기해보겠다. 시장조성자란 주식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매수와 매도 주문을 수시로 내는 사업자로써 금융 기업이다. 이들 기업도 당연히 돈을 벌기 위해 시장조성자 역할을 한다. 이들이 기존에 보유한 주식으로, 주식 시장이 좋을 때는 높은 가격에 매도 주문을 내고, 시장이 좋지 않을 때는 낮은 가격에 매수 주문을 내며 수익(spread)을 챙긴다. 우리나라에서는 증권사들이 브로커리지 사업도 하며 직접 시장조성자 사업도 한다. 미국에서는 시장조성자 사업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이 있다.
이 기업은 시장조성자 역할에 특화되어 있기 때문에, 고객이 필요하다. 단순히 매수, 매도 주문만 내서는 충분한 돈을 벌기 힘들다. 매수-매도 가격 차이가 바로 시장조성자가 얻는 마진이라고 보면 되는데, 일반적으로 이익은 매출 X 마진이다. 시장조성자가 낸 매도 주문을 매수할, 또는 매수 주문을 매도할 충분한 양의 주문이 필요한 것이다. 따라서 이런 주문을 누군가가 이들 기업에 공급해야 한다. 그 대가로 매수-매도 스프레드로 벌어들인 이익의 일부를 나눠준다. 이를 PFOF(Payment For Order Flow)라고 한다. 주문량(Order Flow)를 공급해준 대가로 지급하는 금액(Payment)라는 뜻이다. 바로 HOOD가 하는 사업이다.
HOOD는 자신의 고객의 매수, 매도 주문을 시장조성자 기업에게 넘긴다. 고객으로부터 돈을 받지 않고 시장 조성자로부터 PFOF를 받아 수익을 챙기는 것이다. 사업 초기에는 주문량이 적어 적자를 면하기 어려웠으나 지금은 규모의 경제를 확보했고 HOOD도 수익성 비즈니스로 성공적으로 전환했다.
PFOF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2% 정도고 나머지는 고객의 유휴 자금을 이용해 이자를 벌어들이는 net interest revenues가 50% 가량을 차지한다.(2023년 10-K 기준)
HOOD 논란
HOOD는 여러가지로 논란을 불러 일으켰던 기업이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HOOD의 비즈니스에 어떤 중대한 문제를 일으킬만한 이벤트는 없었다고 생각한다. PFOF 자체에 대한 논란부터, 2021년 Short Squeeze 차단 의혹까지 다양한 논란이 있지만, 사실 불법 행위의 흔적은 없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몇몇 논란은 정리할 필요가 있다. 특히 HOOD의 브랜드 자체가 로빈후드, 그러니까 부자(월스트리트 거대 자본)들을 털어 서민(개인투자자)에게 나눠주자는 컨셉이기 때문이다. 2021년 Short Squeeze 논란은 한 번 살펴보자. HOOD의 비즈니스를 이해하는데 있어서도 중요하다.
2021년, 게임스탑(GME)이 Reddit 사용자들 사이에서 주목 받기 시작한다. 당시 GME 주식 중 무려 140%가 헤지펀드에 의해 공매도된 상태였는데, 게임스탑에 대한 향수가 있던 Reddit 사용자들은 이 거대 공매도 자본을 혼쭐 내주고자 GME 매수 운동을 시작했다. 생각보다 매수 운동의 규모는 컸다. 결국, GME의 주가는 올랐고, 헤지 펀드들은 공매도 포지션을 상환하며 큰 손실을 보고 GME 주식을 사서 갚아야만 했다.(=Short Squeeze) 결국 숏 스퀴즈 영향으로 주가는 더욱 크게 상승한다. 이 시기가 2021년이므로 판데믹 효과로 HOOD가 많은 사용자와 거래 대금을 축적했을 때다.
그런데 타이밍이 기가 막히다. Reddit 사용자들이 헤지 펀드를 상대로 한 승리감에 도취되어 가기 시작하는 바로 이 때, HOOD가 매수 버튼을 막아버린다. 안그래도 PFOF에 대한 논란으로, 이름만 로빈후드지 사실은 월스트리트 거대자본에 기생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았던 HOOD가 개인 투자자들로 부터 쉽게 말해 쌍욕을 듣게 생겼던 것이다. 그러나 여기엔 약간의 오해가 있다. 배런스 기사에서 굉장히 구체적으로 설명한 HOOD과 DTCC(Depository Trust & Clearing Corporation) 의 해명을 차분히 읽어보면 HOOD가 매수 주문을 막은 이유가 월스트리트 거대 자본을 보호하기 위함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Reddit의 헤지펀드 깨부시기 운동으로 개인 투자자의 게임스탑 주식에 대한 마진 거래가 급격히 증가했고, HOOD가 DTCC에 예치해야 했던 증거금이 너무 많아($1billion 이상) 일시적으로 거래를 중단했을 뿐 다른 의도는 없었다는 것이다. 물론, 자기들 개인 사정으로 이런 거래를 중단시킨 것이 말이 되냐는 비난과 소송에 직면했으나, 마이애미 주 법원은 증거 불충분으로 소송을 반려했다.
조금은 미심쩍은 구석은 있으나 결과적으로는 불법은 없었던 것으로 결론이 났고, 브랜드 이미지에도 ‘중대한’ 타격은 없었다.
또한, 2024년 5월 WSJ은 SEC가 HOOD를 증권거래법 위반으로 고소할 준비를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HOOD가 거래를 중개하는 코인은 허가 받지 않은 증권이며, ‘일부’ 코인을 중개하는 것은 증권거래법 위반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큰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 것이, 과거 가상화폐 거래를 중개한 소규모 브로커리지 기업이 소송 당했을 때, 문제가 될 만한 코인을 HOOD는 이미 제외시켰기 때문이다. SEC가 제시한 일부 코인을 증권으로 봐야할 지에 대한 여러 소송에서도 SEC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HOOD가 중개하는 모든 코인이 증권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확신은 없으며 앞으로 SEC가 소송을 제기할 지, 만약 제기한다면 소송이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따라 ‘잠재적으로’ HOOD는 일부 코인 거래를 중단할 리스크는 있다.
주가 흐름
HOOD의 주가는 2022년 6월 바닥을 기록하고, 1년 반 정도 횡보한 뒤 2024년부터 오르기 시작했다. 최근 6개월 사이 주가는 거의 두 배가 되었고 최근에는 10-20% 가량 하락한 수준에서 횡보하고 있는 모양이다.
윌리엄 오닐의 CANSLIM에 ‘아직은’ 적합하지 않은 주가 흐름으로써 만약 25달러를 급등 없이, 비교적 완만한 속도로 넘어선다면 현저히 줄어든 매도 압력으로 주가는 계속해서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개인적으로 윌리엄 오닐이 말한 다양한 패턴 자체의 의미보다는 그 패턴이 왜 생겼는 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가 말한 패턴이 생기는 이유는 주가 조정 시 저가 매수를 하는 기관투자자 때문이다. 기관투자자의 매수 자금 덕분에 시장 하락에 의한 주가 조정 시에도 큰 폭으로 주가가 하락하지 않는다고 설명하는 것이다. 강력한 매수자 덕분이다.
그리고 시장의 하락(조정)이 끝나면, 이제는 주식을 팔던 투자자들도 사기 시작한다. 그렇게 주가가 오르는 것이다. 매출과 이익, 그리고 가이던스 상 실적이 호전되는 기업의 경우에는 더 오른다. 때문에 윌리엄 오닐도 실적을 중시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HOOD 결론
HOOD의 비즈니스 모델 파트에서 첨부했던 연간 실적, 그리고 위의 그래프에서 확인할 수 있는 분기 실적 모두 빠르게 성장하는 모습이다. 게다가 HOOD는 설립된 지 10년이 조금 지난 비교적 신생 기업으로써 무료 거래라는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많은 기관투자자가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제외하면 CANSLIM의 거의 대부분의 항목에서 합격점을 받을만 하다.
단, 지난 포스팅에서도 이야기했지만 나는 CANSLIM 중 (I)nstitution와 M에 큰 비중을 두진 않는다. 시대가 달라졌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직은 HOOD 주식이 명백한 상승 추세를 보일 것이라 생각하진 않는다. 하지만 관심 종목에 편입해두고, 타이밍을 기다리다가 ‘서서히’ 23-24달러 수준을 넘어서기 시작하면 매수를 시작하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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