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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베거 발굴 프로젝트 – CLS 기업 분석, 1년 간 5배 상승

CLS 소개

Celestica Inc(이하 CLS)는 최근 1년 간 5배 이상 주가가 상승했다. 엄청난 상승세다. 필자는 텐베거 발굴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단기간 내 급등한 기업을 분석하겠다고 밝혔다. 주가가 급등한 배경이 무엇인지, 미리 예상할 수 있는 부분이 있었는 지에 대해 연차보고서, 뉴스, 컨퍼런스 콜 등의 자료를 보고 분석하는 것이 목표다. 그 프로젝트의 첫번째 대상이 CLS다.

CLS 소개 및 비즈니스 모델

영어 실력의 부족인 지 모르겠으나 나는 10-K나 연차보고서를 읽으면 비즈니스 모델이 한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영어 실력도 실력이지만, 해당 기업이 영위하는 산업에 대해 배경 지식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생소한 산업이나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서 이미 익숙하지 않은 투자자라면 연차보고서를 하나 두개 읽고 그 기업을 이해하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 많은 자료를 찾아보았고 결국 CLS의 사업에 대해 어렴풋이 이해할 수 있었다.

CLS는 캐나다 기업으로써 공급망 솔루션(Supply Chain Solution)을 공급하는 B2B 기업이다. 주로 아시아(70%)와 북미(20%) 지역의 고객에게 솔루션을 공급한다. 고객사들이 스스로 개발한 제품을 end-user에게 전달함에 있어서 복잡하고 다양한 과정을 거치는데 CLS가 그 과정을 순탄하게 만들어준다. 어떻게 보면 컨설팅 기업으로 볼 수도 있겠다. 이와 같은 서비스 매출도 있지만 하드웨어 매출도 있다. 대표적인 예로 데이터 센터를 구축해주는 서비스 및 하드웨어 사업이다. 하이퍼 스케일러에게 데이터 센터 솔루션(하드웨어 + 소프트웨어 + 서비스)을 제공하고 비용을 청구하는 형태다.

CLS의 사업 부문은 ATS(Advanced Technology Solutions)와 CCS(Connectivity & Cloud Solutions)로 나뉜다. 실적에 대해서는 나중에 더 자세히 살펴보겠지만, 주가가 급등하기 전 이미 2022년 실적이 yoy로 크게 상승했다는 건 인상적이다. 시장은 CLS가 빠르게 성장하기 시작했음에도 그 지속성에 대해 의심했던 것 같다.

2022 20-F, CLS, SEC

주가가 상승하기 전의 모습

맨 위의 차트에서 보듯, CLS의 주가는 2023년 5월에서 7월 사이에 상승 흐름을 타기 시작했다. 아래 차트는 상승 직전 시점에서의 차트를 붙여 넣은 것이다. 우리가 만약 타임머신을 타고 2023년 5월로 돌아간다고 생각해보자. 아래 차트의 가장 우측이 2023년 5-6월 시점이다. 이때가 CLS에 투자하기 최적의 시점이다. 이 순간, 과연 Celestica, Inc의 모습을 어땠을까? 바로 이것이 필자가 파악하고자 하는 부분이다. 내가 텐베거 발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진정한 동기다. 과연 주가 급등 직전의 정황은 어땠는가?

CLS, 야후 파이낸스, 형광색 동그라민 실적발표 시기(왼쪽부터 2022 2Q, 2022 3Q, 2022 4Q, 2023 1Q)

주가가 급등하기 직전 2023년 5월 주가는 대략 12-13달러였다. 당시 TTM 기준으로 normalized diluted EPS1.43, PER 9 수준이었다. PER가 놀랍도록 낮았다는 사실에 주목하자. 주식 시장에서는 CLS의 성장성에 대해 전혀 기대하고 있지 않았다. 재미있는 건, 경영진이 컨퍼런스 콜에서 계속해서 미래 성장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는 것이다. 경영진이 컨콜에서 미래가 기대된다고 말하는 건 매우 흔한 일이다. 심지어 망해가는, 파산을 앞둔 기업도 미래가 기대된다고 말한다. 그런데 CLS가 다른 기업과 달랐던 것은 컨콜을 열 때마다, 최근 분기 실적 초과 상승으로 같은 해 가이던스를 계속해서 상향하고 있었다. 그런데도 주가가 크게 움직이지 않았다. 굉장히 인상적이다.

Normalized Diluted EPS, CLS, SeekingAlpha

2023년 1분기까지를 고려했을 때 영업이익률은 TTM 기준 4.69% 였다. CLS, 단 하나의 예이긴 하지만, 이전부터 가지고 있던 생각이기도 하다. 텐베거 주식을 고른다면 역설적이게도 영업이익률이 낮은 주식을 골라야 하는게 아닌가 싶다. 영업이익률이 낮다는 건 앞으로 개선될 여지가 큰 것이다. 영업이익률이 5%에서 10%으로 5%p만 오르더라도, 이익은 두배가 된다. 쉽진 않겠지만 말이다. 그런데 영업이익률이 30%인 기업이 아무리 사업이 잘 된다 해도 영업이익률 60%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 거의 불가능하다.

Total Revenue, CLS, SeekingAlpha

CLS의 역대 매출을 보자. 매출은 2021년 12월까지 횡보했다. 2017, 2018년 매출이 잠깐 상승한 적이 있으나 이내 다시 하락했다. 이러한 역사 때문에 경영진의 가이던스 상향에도 시장의 반응이 시원치 않았던 것 같다. 미국 투자자들은 조금 과하다 싶을 정도로 역사와 통계를 신뢰하는 것 같다.

주가 급등 이전 주가 흐름 및 컨퍼런스 콜 하이라이트

CLS, 야후 파이낸스, 형광색 동그라민 실적발표 시기(왼쪽부터 2022 2Q, 2022 3Q, 2022 4Q, 2023 1Q)

형광색 동그라미는 실적 발표 시점이다. 캔들 차트는 주(week)봉이다. 첫번째 노란색은 2022 2Q 실적발표 시점이다. 이때 경영진은 earning presentation을 통해 각 사업 부문이 15-20% 수준으로 성장할 것을 전망한다고 밝혔다. 발표 당일 주가는 크게 올랐지만 이후 한달동안 주가가 10% 이상 하락한다.

2022 3Q 가이던스, 2022 2Q Earning Presentation

다음 컨퍼런스 콜 자료(아래 그림)에서도 그 다음 분기의 가이던스를 제시하며 또 한 번 시장을 놀래킨다. 사업의 각 부문이 이제는 10%대의 성장이 아닌, 20-30%로 성장할 것이라 발표한 것이다. 주가는 컨퍼런스 콜 당일 크게 상승한다.(위 차트 두번째 노란색 동그라미) 이후 다시 주가가 횡보하는 모습에 주목하자. 수개월에 걸쳐 다시 주가가 크게 오르는 듯 하지만 다음 분기(2022 4Q) 컨퍼런스 콜 이후 3개월에 걸쳐 주가는 -20% 가까이 크게 하락한다.(위 차트 세번째 노란색 동그라미) 2022 4Q 컨콜에서 무슨 이야기가 있던 걸까?

2022 4Q 가이던스, 2022 3Q Earning Presentation

2022 4Q 컨콜에서 2023 1Q의 실적 예상을 부문별로 한자릿수, 15-20%, 35% 성장을 예측했다. 이 수치 또한 높은 성장이다. 짐작컨데, 투자자들은 아래와 같이 CLS의 사업부문별 성장의 속도가 다소 둔화되는 모습을 보고 CLS의 주식을 매도한 것 같다.

주가 상승 직전 컨콜 주요 내용

주가가 상승 흐름을 탄 것은 2023년 4월 말 이후다. 컨퍼런스 콜 대본을 쭉 읽어보면 경영진 발언의 변화를 파악할 수 있다. 2023년 1월에 열린 2022 4Q에 대한 컨퍼런스 콜에서 경영진은 실적 전망에 대해 부정적으로 이야기한다. 간단히 요약하자면 경영진은 “2022년 실적은 데이터 센터(hyperscaler) 수요로 굉장히 좋았다. 따라서 2022년에 비해서 2023년에는 이익 성장이 조금 둔화될 것이다. 하지만 2023년과 그 이후에도 CLS는 계속 성장할 것이다.”라고 이야기 했다.

즉, 성장 속도 둔화에 대한 우려 메세지로 주가는 하락한 것이다. 하락세는 다음 컨퍼런스 콜까지 이어졌다. 2023년 1분기 실적 발표는 2023년 4월 27일에 이루어졌다. 2023년 1분기 실적 발표일에 주가는 다시 한 번 하락했다. 4% 수준의 하락이었다. 이후에도 하락세는 3-4거래일 간 지속됐다. 그런데 바로 이 순간이 바로 향후 5배가 넘는 주가 성장의 시작점이었다는 사실을 몇명이나 알고 있었을까? 2023 1Q 실적 발표 이후 바닥은 찍은 주가는 불과 10개월 사이에 5배 상승한다.

2023년 1분기 실적 발표를 조금 조사해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2023 1분기 실적 발표에서 CLS 경영진은 2023년 1분기 매출이 $1.84b로 yoy 17% 성장했다고 보고했다. 큰 폭의 성장이다. 그런데 다음 분기 가이던스가 충격적이었다. 다음 분기(2023 2Q)에는 ATS, Enterpise 매출은 증가할 것이나, Communications 부문의 매출은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을 했다. 최근 사업 부문별 10-30%의 성장을 지켜본 투자자들은 이 부분에 크게 실망했다. Communications 부문의 역성장이 일부 투자자들을 겁에 질리게 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CLS이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매출이 평균으로 회귀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당시 투자자들이 간과한 부분은 2023년 전체의 가이던스는 오히려 상향했다는 것이다. 경영진이 가이던스를 상향하는 이유는, 그만큼 미래 실적에 대해 자신이 있기 때문이다. 경영진은 가이던스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을 용납하지 않는다. 주가 하락은 자신과 직원들의 급여 감소를 뜻한다. 스톡옵션의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경영진은 가이던스를 최대한 보수적으로 전달한다.

경영진은 2023년 1분기 실적발표에서 2023년 full year 가이던스를 상향했다. 성장 둔화를 예상하던 경영진이 가이던스를 이전보다 상향한 것이다.

당시 컨퍼런스 콜 대본을 읽어봤지만 생각보다 주가 상승에 힌트가 될 만한 내용은 없다. 데이터 센터 매출은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었고, 일부 사업이 부진 했지만 전반적인 가이던스는 상향됐다. 아마도 당시 투자자들은 2023년 가이던스 상향보다는 2023 2분기 단기 실적 전망에 대해 실망했던 것 같다. 바로 그 시점이 폭발적인 상승의 시작이었음을 당시의 투자자들은 꿈에도 몰랐을 것이다.

이후 주가 흐름과 실적 가이던스

이후에도 2023 2Q, 3Q 4Q, 2024 1Q 실적 발표에서 가이던스는 계속해서 상향됐다.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가이던스를 발표하여, 잠시 주가가 뒷걸음친 때도 있었지만 full year 가이던스에 따라 주가는 계속 올랐다.

2023 1Q

1분기 호실적으로 2023년 가이던스의 상향

2023 2Q

2023 2분기도 마찬가지.

2023 2Q

2023년 2분기가 끝나자 2024년 연간 가이던스를 adjusted EBITDA에 대해서만 공개했다.

2023 3Q

3분기 호실적으로 또 한 번 2023년 가이던스 상향

2023 4Q
2023 4Q

드디어 2024년 가이던스 공개. 매출이 $8.5B으로 5% 이상 성장할 것.

심지어 2024 1Q 실적 발표에는 2024년 가이던스를 $9.10b으로 이전에 비해 7% 상향함. 2023년에 비해 매출이 15% 성장할 것이라 함.

첫번째 텐베거 발굴 프로젝트 느낀점

“텐베거의 특징은 무엇인가?”, “텐베거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대답하기 위해 텐베거 발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과거 주가가 짧은 기간 급격하게 상승한 기업의 배경을 조사하는 작업이다.

필자도 필자만의 편향이 있을 수 밖에 없다. 보고 싶은 것만 보이는 것이다. 그렇기에 많은 연구자들이 질적 지표가 아닌 양적 지표에 집중하는 지도 모른다. 텐베거가 되기 전 주식의 평균적인 PBR, 배당수익률, PSR, ROE, 시가총액 등 객관적인 자료에 대해 연구하는 것이다. 이러한 양적 연구 또한 큰 의미가 있다. 텐베거의 특징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하지만 이 연구 또한 선택 편향, 생존 편향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예를 들어, 낮은 PSR, 낮은 ROE, 낮은 PBR, 배당하지 않는 기업을 골랐다고 해도, 이들이 텐베거가 될 지는 모른다. 정확히 같은 특징을 가진 수많은 기업 중 정말 일부에서 텐베거가 탄생한 것이기 때문이다. 공부를 잘 한 학생 중 90%가 머리가 짧다고 해서, 짧은 사람이 공부를 잘하는 건 아니다.

따라서 필자는 소수 주식의 질적 분석이 더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 다만 질적 분석은 모호하다. 누가 분석하느냐에 따라 다르게 결론이 날 수 있다. 각자 살아온 경험에 따라 우선시 하는 부분이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규모의 양적 분석에 비해서 선택 편향이 비교적 적을 것이다. 일반적인 상식에 비추어 결과를 분석할 수 있을 것이다.

과연 상식이 무엇인가? 상식이라는 것이 일반화할 수 있는 개념인가? 즉, ‘나의 상식이 너의 상식인가’에 대해 묻는다면 사실 할 말은 없다. 당연히 대답은 ‘아니오’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연구 결과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본인이 직접 분석을 해야 한다. 자신에게 본인만의 색안경이 있음을 받아 들이고, 미래의 기업을 분석 함에도 같은 색안경을 낀다면, 실수를 그나마 줄일 수 있지 않을까?

CLS 분석의 결론

이제 단 하나의 기업을 살펴봤다. 사실 하나의 기업을 장기간의 시계열을 가지고 살펴본다는 건 굉장히 귀찮은 작업이었다. 아무래도 디테일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이렇게 힘든 일 임을 알기에 지금까지 미뤄왔던 것 아닐까 생각한다. 그래도 흥미로웠다. 깨달은 점도 있다.

텐베거에 대한 내 평소 생각대로 CLS에는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었다. 저 PER, 낮은 영업이익률, 서비스보다는 하드웨어(제품) 사업. 단순히 생각해봐도 이 특징은 논리적이다. 주가의 급등은 시장의 평가가 좋지 않은 기업이 시장의 주목을 받을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시장의 평가가 좋지 않으려면, 낮은 영업이익률과 반복 수요가 적은 제품을 판매해야 한다. 이런 기업은 PER가 낮다. 그런데 어떤 이유에서 이 기업 제품의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면 먼저 시장은 이 수요가 일시적일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하는 것 같다. 하지만 그 의심이 점차 사라지며 주가는 급등한다. 시장의 의심이 맞을 때도 있을 것이다. 그런 기업의 주가는 다시 제자리로 돌아갈 것이다.

CLS는 데이터 센터의 호황 덕을 본 것 같다.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었다. CLS의 다른 사업 부문도 꽤 꾸준히 성장했다. 게다가 2023년 5월 시점에서 누구나 데이터 센터가 유망할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소수만 아는 정보가 아니었다. 그런데도 주가는 그 이후로 5배가 올랐다. 따라서 CLS의 주가 상승을 이미 상승 이전부터 활황이었던 데이터 센터 덕으로만 설명하긴 어렵다.

CLS을 분석하고 나서, 텐베거 기업 특징에 대한 나의 잠정적인 결론은 다음과 같다. 아마도 시장이 좋게 평가하고 있지 않은 기업이 가이던스를 상향하기 시작할 때, 그리고 상향의 배경이 산업의 메가 트렌드와 관련있을 때 주가가 크게 상승하는 것 같다. 가이던스가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상승세를 유지한다면 주가 하락은 매수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분석이 충분하지 않은 느낌이 자꾸 든다. 그래도 프로젝트를 지속할 동기부여를 위해 너무 깊은 분석보다는 하나 하나 해 나간다는 느낌으로 프로젝트를 지속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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