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나는 프리마켓에서 상승한 주식이 과연 어떤 흐름을 보였는가를 정리하고 있다. 추세추종 포트폴리오 전략에 도움이 되기 위해서다. 과거 프리마켓 상승주를 날짜별로 제공하는 데이터가 없기 때문에 그날그날 정리해서 파악해야 한다. 다음은 프리마켓에서 10% 이상 상승한 종목이 과연 장중 어떤 흐름을 보였는가를 정리한 내용이다.
프리마켓 10% 이상 상승주
CERO
CERO의 경우 CER-1236이라고 불리는 다양한 암에 사용될 수 있는 후보 물질의 preclinical data를 공개한 뒤 상승했다. 그러나 1년 간 큰 폭의 주가 하락으로 장 중에서는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이런 경우 1-2일 뒤에 매수하는 전략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매도세가 엄청 강할 것이 예상되기 때문에 프리마켓에서 매수해선 안된다.
HOVR
Meteora Capital Partners와의 FPA 해지 이슈로 상승했는데, 사실 이 뉴스는 11/8 시장에서 반영 되었어야 했다. 그것과는 별개로 이 주식 또한 매도 물량이 상당한 가운데 intra-day에서 상승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SGN
지난 포스팅에 이어 이제는 조금 보인다. 제 아무리 대단한 호재여도 매도 물량이 대기하고 있다면 프리마켓에서의 상승세는 정규장까지 이어지지 못한다. 물론 SGN의 호재는 reverse-split으로 상장폐지를 면했다는 수준이었다.
PWM
PWM는 웹 스크래핑을 통해 자산 운용에 대해 조언해주는 기업, InnoSphere를 인수한다는 소식에 시장이 뒤늦게 환호하며 프리마켓에서 상승했다. 시장이 좋아하는 재료도 매도 물량을 이길 순 없다.
FOXO
나는 실패했지만 누군가는 성공했을 주식이다. 꾸준한 하락으로 매도세가 있었으나 지난 3일 간 주가가 급등하며 꽤 많은 매도 물량을 소화했다. 어제 프리마켓에서 30% 가량 오르는 모습이었고 그때 매수했었어야하나 뒤늦게 장중에 매수한 나는 큰 손실을 보았다. 물론 장중에 테스트로 매수한 것이기 때문에 포트 비중은 <1% 였다. 이런 주식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11:30pm 까지 눈에 불을 켜고 프리마켓 급등주 목록을 살펴야 한다.
NUWE
익숙한 패턴이다. 매도세 즉, 손실 중인 투자자가 얼마나 많은지가 가장 중요하다. NUWE는 신장 투석과 관련된 기기를 제조, 판매하는 기업으로 이번 분기 실적은 썩 좋지 못했지만, 다음 분기 실적이 좋을 것이라 밝히며 주가가 크게 상승했다. 장 중엔 하락함.
REVB
손실 중인 투자자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1년 간 주가가 $21에서 $0.8로 96% 하락했는데(이 하락을 온전히 버텨낸 투자자도 없겠지만), 주가가 두 배 오르면 당장이라고 팔고 싶을 것이다. 장이 시작하자마자 주가는 큰 폭으로 조정 받았다. 이후 조금 회복하긴 했지만.
RDNT
내가 매수했던 주식. 매도세가 없고, 실적 호재로 프리마켓에서 주가가 상승했고, 아쉽게도 장 중 주가는 하락했지만 프리마켓에서 일찍 매수한 덕에 10% 수준의 수익을 하루 밤 사이에 거둘 수 있었다. 이처럼 실적이라는 명백한 호재가 있는데, 프리마켓에서 상승하려는 조짐을 보이는 경우 미리 매수하는게 낫다. 지금껏 급등한 주가의 부담으로 수익실현 매물 덕에 장중 주가는 하락했지만, 이렇게 주가가 하락하며 수익실현 매도 물량을 소화한 경우 1-2일 더 보유하면 더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SUGP
살까 말까 고민했던 주식. 고점 대비 50% 정도 밖에(?) 하락하지 않았고, 프리마켓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 그런데 상승의 이유를 찾지 못해 사지 못했다. 주가는 정규장에서 시초가 대비 15% 정도 상승하고 장을 마감함.
VIGL
VIGL도 매수할까 고민했었다. 1년 주가를 보면 50% 하락 수준으로 나쁘지 않아 보였지만 1년 반 전과 대비하여 1/4토막 수준이어서 매수하지 않았다.
AWX
손실 중인 물량도 적어 보이고 프리마켓에서 강한 모습 보여 매수하려 하였으나 거래량이 너무 적었다. ‘너무’ 적은 거래량은 프리마켓의 흐름을 과대평가 하게 된다. 적은 거래로도 주가가 크게 오르고, 크게 내리기 때문이다. 내 자본이 너무 커서 매매하지 못한 것이 아님.
AMBI
위의 이유와 마찬가지. 게다가 프리마켓 상승 폭에 비해 최근 수익실현 매물이 충분히 소화되지 않은 것 같은 느낌(?). 결과는 intra-day 하락이다.
BTBT
비트코인 테마. Intra-day에는 10% 상승했다. 이미 너무 많은 코인 관련주를 매수했기 때문에 더 사지 않았다. 내가 매수할 당시에는 pre-market에서 이렇게까지 높지 않았던 것 같음. 그랬다면 샀을 것. 장 직전 프리마켓에서 BTBT는 17%까지 상승함.
MFH
가까운 시일 내에 있는 매물대는 더 강력하다. 1년 전에 사서 주가가 꾸준히 횡보했다면 횡보하는 과정에서 손실중인 투자자들이 이미 다 팔고 나갔을 가능성이 있는데, 최근 1-2개월 사이 주가가 하락한 경우 아직 다 팔고 나가지 못했을 것. 특히 미국 투자자들은 더 오래 보유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주가는 intra-day에서만 50% 넘게 상승함… 매물대에 집중하다보면 이렇게 놓쳐버리는 케이스도 있다.
BTM
BTM도 매수하려 했지만 매도 물량의 부담으로 매수하지 못했는데, 주가는 시초가 대비 35% 상승했다. 비트코인과 트럼프의 영향력이 굉장하다.
KULR
비슷한 케이스다. 비트코인이 아닌 우주 테마이지만 주가 흐름은 유사하다. RKLB은 상승하지 못했는데 KULR는 시가 대비 10% 가량 상승했다. 매물대에도 불구하고 최근 고개를 드는 차트의 모양이 영향을 줬을까? 투자자들은 생각보다 차트를 신뢰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으로도 이런 케이스는 많이 놓치게 될 것 같다.
MAXN
볼 가치도 없는 케이스이라 생각했지만 장중 9%나 상승했다. 딱히 한 눈에 들어오는 이유는 없었다.
MARA
비트코인 miner인 MARA도 매수 코 앞까지 갔던 주식이다. 3개월 전의 매물대로 장중 크게 상승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결과는 20% 상승.
ANY
비트코인 miner. 차트 상 1년 전의 손실 물량으로 매수하지 않았다. 장 중 15% 가량 상승했다. 이쯤 되면 차트의 매물대와 장중 하락 여부는 큰 관련이 없는 것 같기도 하다. 분명 지난 번엔 관련이 있어 보였는데. 지금 더 지켜볼 일이다.
AISP
매물대가 엄청나고 상승의 이유가 특별히 없었다. 장 중 2% 상승함.
정리하며
지난 번 나의 결론을 조금 수정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 번 나의 결론은 다음과 같았다.
완벽한 조합 = ‘높은 premarket 급등 + 시장이 좋아하는 섹터 + 훌륭한 실적 발표 + 지난 1년 간 큰 상승도 큰 하락도 없는 무난하게 서서히 상승하는 주가 흐름’
괜찮은 조합 = ‘premarket 10% 이상의 상승 + 실적 상승 + 흘러내리던 주가의 최근 급등과 이후 5거래일 이상의 매물이 소화된 상태’
나쁜 조합 = 6-12개월 간 꾸준히 흘러내리던 주가가 1-2일 반짝 반등 + 매물이 소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pre-market 급등 + 감소했지만 기대보다 높은 실적(또는 다른 호재)
그런데 어제의 주가 흐름을 보면 완전히 다르지 않은가? 매물대가 많고 적고의 문제가 아니었던 것 같다. 그보다는 테마의 강도가 더 큰 관계가 있는 것 같다. 심지어 테마의 강도가 강한 경우 매물대가 많은, 그러니까 지지부진하게 주가가 꾸준히 하락한 경우, 주가 상승이 훨씬 컸다. 단, 오늘의 케이스만 보면 ‘테마의 규모가 커서 여러 종목이 함께 움직일 때’ 주가 하락이 심했던 종목의 상승률이 더 컸다는 정도로 정리할 수 있겠다.
변경된 나의 가설은 다음과 같다.
완벽한 조합 = ‘premarket 급등 + 테마의 크기가 커서 다수의 종목에 영향을 줌 + 끔찍하도록 지지부진하게 하락한 주가’
괜찮은 조합 = ‘premarket 10% 이상의 상승 + 실적 상승 + 손실 매물이 없음 + 거래량이 적은 프리마켓에서 일찍 진입’
나쁜 조합 = ‘프리마켓에서의 상승 + 1-6개월 사이 너무 꾸준하게 올라버린 주가 + 개별 기업의 호재로 상승’
최악의 조합 = ‘프리마켓 급등 + 급등의 이유가 개별 호재 + 꾸준히 내려가는 주가’
위의 규칙이 대충 보면 너무 다양하고 무질서해 보이지만, 반복해서 보면 무질서 속의 질서가 있음을 느낄 수 있다.
p.s.
참고로 시초가 매수해서 종가 매도를 해서 성공적인 수익을 내려면 캔들 차트에서 일봉이 양봉이어야 한다. 양봉이 곧 수익이다. 지난 거래일에 매도한 주식과 매수한 주식의 양봉, 음봉 유무를 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맨 좌측에 캔들을 볼 수 있는데, 매수한 종목 대부분이 양봉이었다. 정말이지, 당일(intra-day) 트렌드에서 큰 기회를 찾을 수 있을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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