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은 왜 위험한가
당뇨병은 완치될 수 있을까요?
당뇨병은 현대 사회에서 굉장히 중요한 성인 질병입니다. 인구가 점차 고령화되고 비만이나 대사 증후군 환자가 늘어나며 당뇨병 또한 굉장히 많아지고 있어요. 단순히 많아지는 것에 더해 진단 연령이 점차 젊어지고 있답니다.
아시겠지만 당뇨병은 정말 치명적인 질환입니다. 당뇨병이 유발할 수 있는 합병증을 보면 입이 떡하니 벌어지거든요.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폐렴 등 모두 다 당뇨병과 관련이 있습니다. 아주 위험해요. 이 모든 질병이 당뇨병으로 부터 기인하거나, 당뇨병이 있으면 더 안좋은 경과를 보입니다.
여기서 그치지 않죠. 이렇게 사망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질환부터 시작하여 당뇨병성 망막병증, 당뇨병성 신경병증 등 삶의 질을 현저하게 떨어뜨리는 질환까지 굉장히 다양하게 우리를 괴롭히는 녀석입니다.
이런 당뇨병은 과연 완치될 수 있을까요?
당뇨병 완치의 정의
당뇨병의 완치(Diabetes Remission)는 당뇨약을 복용하지 않고서도 정상 혈당이 유지되는 상태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아쉽지만 이런 완치는 항상 가능한 게 아니랍니다. 일부 제한된 환자군에게만 가능한 일입니다.
예를 들면, 1형 당뇨환자는 애초에 췌장에서 인슐린 합성을 못하여 혈당 조절이 되지 않는 상태이기 때문에 외부에서 인슐린을 주사하지 않는 한 혈당은 조절되지 않습니다. 즉, 평생 인슐린을 맞아야 하는 겁니다. 현실적으로 1형 당뇨에게 있어서는 미래 기술이 나오지 않는 한 당뇨병 완치는 어렵습니다.
단, 연속혈당측정기와 인슐린 펌프를 이용한 인공췌장이나 미래 기술인 베타 세포 이을 고려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반면, 2형 당뇨의 경우 체내의 인슐린은 충분한 상태이나 인슐린에 대한 감수성이나 저항성이 문제가 되는 것이므로 기본적으로 완치가 가능한 환자군입니다.
그런데 2형 당뇨이지만 완치가 안되는 환자군도 있어요. 마른 2형 당뇨인 경우가 그렇습니다. 이 경우에도 완치가 쉽지 않습니다. 물론 철저한 식단 관리와 운동을 통해서 완치가 가능한 경우도 있지만, 완전히 약을 끊기란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완치가 가능한 사람들
완치가 가능한 환자군은 따로 있습니다. 역설적이게도 이 행운의 그룹은 대부분 비만의 2형 당뇨 환자들입니다. 그 이유는 바로 체중 감량이 당뇨병 완치의 핵심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또한 말처럼 쉽지는 않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당뇨병이 완치되기 위해서는 체중의 10-20%를 감량해야 가능한 일이기 때문인데, 현실적으로 1kg의 체중 감량하고 유지하는 일도 상당히 어려운데 체중의 10% 이상 감량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100kg의 환자의 경우 무려 10-20kg를 감량해야 합니다. 희망을 드리자면, 이 정도의 체중을 감량하면 당뇨병은 반드치 치료될 수 있습니다. 완치는 아니더라도 복용하는 약의 개수를 줄일 수 있습니다. 혹시 힘겹게 10-20kg의 체중감량을 이뤄냈으나 약을 끊을 수 없더라도 몸의 컨디션이나 혈당의 조절 정도가 이전보다 현저히 좋아지게 될 겁니다.
특히 당뇨가 처음 진단된 날로부터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완치의 가능성은 더 높습니다. 초기에, 췌장에서 인슐린을 합성하는 기능이 최대한 보존되어 있을 때 빠르게 시작해야 하는 겁니다. 운동과 식이를 통한 체중 감량을 말이죠.
어떻게 체중을 감량할 것인가
체중을 감량하기 위한 방법 중 가장 좋은 것은 식사량을 현저히 줄이는 것 입니다. 밥 두공기 먹다가 한공기로 줄이는 수준으론 어림 없죠. “나는 식이 요법을 제대로 했어!”라고 이야기하려면, 하루 세끼와 야식을 먹던 사람이 모두 굶고 저녁 한끼만 적당량 먹는 정도로 줄여야 합니다. 평소 식사량보다 10-20% 덜 먹는 게 아니라, 평소 식사량의 10-20%만 먹어야 하는 거죠.
쉽지 않죠?
물론, 이렇게 극단적인 식이 조절에는 여러가지 부작용이 있습니다. 예민, 불안, 초조와 같은 심리적인 부분은 당연하고, 무엇보다 근육량이 초반엔 현저하게 줄어들 겁니다. 허벅지가 얇아지고 팔이 가늘어지죠. 이를 근감소증(Sarcopenia)라고 합니다.
여성분들에게는 매력적으로 들릴 수 있겠지만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근육은 우리 몸의 대사에 아주 중요하거든요. 만약 극단적 체중 감량으로 근육이 다 사라지고 지방만 남는다면, 당뇨병은 또다시 시작될 겁니다.
근감소는 반드시 극복해 내야 합니다. 단, 단기적으로는 근감소증이 발생하더라도 아직 젋다면, 60세 이하라면 그리고 비만이라면 체중감량을 우선시 해야 합니다.
근육은 체중을 충분히 감량한 후 운동을 통해 만회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근육과 지방이 함께 빠지더라도 이득(benefit)이 손실(harm)보다 커요. 체중 감량이 우선입니다!
의지만으로 체중감량이 어려운 경우 여러가지 약제의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장의 지방 흡수를 억제하는 약물이라던지, 뇌의 신경전달 시스템에 관여하여 식욕을 억제한다던지, 위의 소화 속도를 지연시켜 식욕을 억제하는 등 도움 받을 수 있는 약물은 다양합니다.
이런 약물적 치료에도 성공하지 못하거나, 비만도가 너무 심한 경우에는 수술적으로 위의 입구를 조이거나, 위의 일부를 자르는 등, 치료를 고려할 수도 있지만 글쎄요. 우선은 수술보다는 식이 요법과 운동, 그리고 약제를 통해 충분한 시도를 해보는 게 더 좋다는 생각입니다.
체중감량의 부수적인 효과
체중이 줄면, 당뇨병 외에도 고혈압, 고지혈증, 급성심근경색의 위험 등 여러 긍정적인 효과가 있죠. 따라서 당뇨병이 없는 사람이라도 체중 감량은 항상 권장됩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비만과 과체중 여부를 단순 BMI로 판단하면 안됩니다. BMI는 kg 단위의 체중을 meter 단위의 키 제곱으로 나눈 값이다. 예를 들어, 몸무게 100kg의 200cm 의 장신은 BMI가 25(100 / 22) 입니다. 그런데 같은 100kg라고 할지라도, 미식축구 선수 100kg와 당뇨병 환자 100kg가 같을 수 없죠. 중요한 건 근육입니다.
쉽게 말해, 근육이 많아 체중이 많이 나가는 경우는 오히려 BMI가 높을수록 좋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체중 감량을 통해 당뇨병이 완치됐습니다. 끝난건가요?
피나는 노력 끝에 15kg 체중 감량에 성공 했나요? 이제 공복혈당은 100mg/dl 보다 낮고, 당화혈색소 수치도 6.0 % 이하가 되었나요? 몸이 가벼워졌죠. 이제 다시 예전 처럼 먹고 놀아도 될까요?
당연히 아니죠. 여러분의 몸 속에는 언제든지 당뇨병의 유전자가 살아 숨쉬고 있는 겁니다. 그리고 그 유전자가 예전의 엉망이었던 생활 습관을 만난다면, 당뇨병이라는 놈은 다시 반갑게 여러분을 맞이할 거에요.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즐기시죠. 이제는 달라졌어요. 몸도 가볍고, 더 건강합니다.
당뇨병 환자의 치료 목표는 당뇨병으로 인한 합병증이 살아 생전 발생하지 않게 하는 겁니다. 여러분도 나이가 들면 언젠가 다시 당뇨병에 진단될 거에요. 슬프게도 말이죠. 그런데 그 시기를 최대한 늦추는 것이 당뇨병 치료의 근본입니다. 100살 쯤 당뇨 합병증이 생기도록 말이죠.
따라서 당뇨병이 치료된 지금을 즐기되, 나에게 언제든 다시 당뇨병이라는 질병이 찾아올 수 있음을 인정하고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끊임 없이 노력해야 합니다.
For Better Lif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