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QSP의 실적 발표와 주가 반응
SQSP가 실적을 발표했다. SQSP는 소규모 비즈니스를 대상으로 웹사이트를 쉽게 구축할 수 있는 다양한 도구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SQSP의 실적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핵심은 ‘Unique subscription’, ‘Total bookings’, ‘ARRR’, ‘ARPUS’, ‘GMV’ 등의 key metrics가 잘 유지되고 있는 지 여부다. 이 지표가 갖는 제각각의 의미가 있다. 만약 실적이 다소 악화되더라도 이들 지표가 건실하게 유지된다면 비즈니스가 건강하다는 신호다. 이 때의 주가가 하락하면 잠재적 매수자에게 있어서 좋은 기업을 저렴하게 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것이다.
하지만 이번 분기에는 주요 경영 지표의 성과가 좋다. 그래서 주가는 실적발표 이후 상승했다. 성장주의 모멘텀에 투자하는 투자자의 매수세가 몰려 들었기 때문이다.
주요 경영 지표의 변화
각 지표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겠지만 자세한 설명은 이 포스팅을 참조하자.
위의 두 그림은 ‘Key Performance Indicator'(이하 KPI)를 QoQ와 YoY 모두 비교하기 위해 2023년의 10-K와 최근 10-Q를 첨부한 것이다. 참고로, 각 표의 맨 아래 GPV, GMV가 있는데 GPV는 gross payment volume 으로 GMV(gross merchandise volume)와 이름만 다른 것이지 정의는 똑같다.
위 그림에서 보면 이번 분기에 모든 KPI가 일제히 향상된 것을 볼 수 있다. SQSP의 비즈니스가 제대로 된 방향으로 잘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특히 개인적으로는 KPIs 중 unique subscriptions와 ARPUS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SQSP 비즈니스의 실제적인 수요를 가장 잘 알 수 있는 지표이기 때문이다. 만약, 일시적으로 실적 악화됐을 때 이 두 지표가 함께 하락한다면 SQSP의 매수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해 볼 것이다. 기본적인 펀더멘털의 문제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Fiscal 2024 1Q에서는 실적도 성장했으며 QoQ, YoY 모두 KPI 지표도 함께 잘 성장했다.
2024 1Q 주주편지 요약
SQSP는 훌륭하게도 분기마다 주주편지(shareholder letters)를 발행한다. 매년 주주편지를 발행하는 기업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워렌 버핏은 한 번, “주주들을 위해 1년에 한 번 주주편지를 쓸 시간도 없는 경영진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이야기했다. SQSP가 발행하는 주주편지는 earning presentation에 가깝긴 하지만 경영 상황에 대한 CEO의 의견을 담아 매분기 발행하고 있다.
주주편지의 핵심 하이라이트를 요약해본다.
2024 1Q에는 매출이 19% 상승했다. 기존 2024 1Q에 대한 매출 가이던스는 yoy 16-17% 성장이었는데 이를 훨씬 뛰어 넘은 것이다. 그 결과 2024년 가이던스를 상향한다고 발표했다.(이후 계속)
작년에 Google Domains를 인수하면서 기존 사용자의 이탈이 우려됐는데, 기대를 뛰어넘는 숫자가 SQSP의 도메인 서비스로 넘어오고 있다고 한다. 도메인 이전 작업이 완료되면 이들에게 SQSP의 다른 서비스를 제공하여 cross selling 할 기회를 얻을 것이라 밝혔다. 또 하나의 매출 성장의 포인트다.
SQSP의 전체 매출은 2024 1Q에 YoY 19% 증가했다. 또 긍정적인 부분은 international revenue 또한 19% 로 성장했다는 것이다. 미국에서도 아주 잘 성장 중이며 해외에서도 SQSP의 사업은 잘 성장하고 있다.
GPV는 매우 중요하다. SQSP의 고객들은 대부분 중소 사업자들인데, 사업자들이 SQSP에서 웹사이트를 개설한 뒤, 이 웹사이트에서 거래되는 금액이 많으면 많을수록 SQSP에게는 수익이 커지기 때문이다. 고객들이 잘 되어야 SQSP도 좋은 것이다. 이것을 알 수 있는 지표인 GPV도 $1.5B에서 $1.6B로 성장했다.
Unique Subscriptions 지표도 무려 15%나 성장했다. 중요한건 이 unique subscriptions에 Google로부터 인수한 domain assets 고객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 이를 포함하면 unique subscriptions 지표는 더욱 크게 상승했을 것이다. 또 하나의 더 긍정적인 소식은 $227로 성장한 ARPUS다. 고객의 비즈니스가 성장하여, SQSP에서 더 많은 서비스를 이용함에 따 고객 당 사용하는 금액이 더 커지게 된 것이다.
SQSP의 total bookings(모든 1년치 구독료의 합)도 매우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YoY로 무려 23%의 속도로 증가했다.
매출 성장에 비해 gross profit의 성장은 다소 아쉬웠다. 3% 성장하는데 그쳤다. Gross profit margin이 82% 에서 71%로 감소했기 때문인데 Google domains를 인수하면서 발생한 domain 등록 비용이며, 경영진은 이 비용이 일시적인 비용이라고 반복해서 밝힌 바 있다.
2024 FY 가이던스의 수정
2024 2Q의 구체적인 가이던스는 이번 처음 발표되는 것이다. 2Q에도 YoY 기준 매출은 18-19%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2024년에 수정된(상향된) 가이던스에서는 full year 매출이 $1.193-1.208b 으로 18-19%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2023 4Q 주주편지에서 밝힌 $1.170 – 1.190b 보다 1.7% 상향시킨 수치다. 투자자들은 가이던스 상향의 규모보다도 상향 자체에 큰 의미를 둔다. 1.7% 가이던스를 상향했다는 것 자체가 앞으로 추가적인 가이던스 상향의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가이던스를 제시하며 실적 감소를 제시하는 것 만큼이나 가이던스 하향을 싫어하는 것이 미국 기업의 경영진이다.
아래 첨부된 그림은 2023 4Q 주주편지의 2024 1Q와 full year의 가이던스 부분이다.
2024 1Q 컨콜 Q&A 요약
Q. 각 KPI 지표가 왜 상승했나? 올해 전반적으로는 어떨지? Google Domain 인수가 매출에 올해 얼마나 기여할지?
A. 지표 상승은 새로운 도메인 구독 덕분이다. Google Domain 인수 이후에 우리가 기존부터 운영하던 도메인 서비스로 새로운 구독자가 많이 유입됐다.
A. 가이던스 상향의 근거는 website, domain, email 이 세가지 요소가 모두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Q. International growth 에 대해 좀 더 설명해줄 수 있나?
A. 우리는 결제 가능한 화폐를 21개에서 25개로 늘렸다. 우리의 (international business 확장을 위한) 투자가 올해 성과를 낼 것이다. 다음주의 Investor Day에서 이 부분에 대해 조금 더 이야기할 수 있을 것.
Q. GPV가 계절적 영향을 고려했을 때보다 더 성장했는데 이유는 뭔가? 추가적인 성장이 있을 거라 봐야 하는가?
A. 2023년에 새롭게 출시한 invoicing, memberships, courses가 두자리 수로 성장했다. SquareSpace Payment의 영향도 있었다. 2024년 하반기에 이 부분이 더 성장하게 될 것 같다.
A. 답변이 너무 길다.(요약하면, 아직 수익화할 부분이 많다는 이야기)
이 외에도 더 많은 질문과 답이 이어졌지만 미래 수익과의 연관성이 첨부한 Q&A보다 떨어져 기재하진 않는다.
2024년 1분기 컨콜을 듣고, 지금 사야 할까?
역시 예상했지만 SQSP의 비즈니스는 굉장히 우량하다. 앞으로도 한동안 성장세가 꺽일 것 같지 않다. 거시경제의 이슈로 인해 전체 산업이 악화되는 때를 제외하고선 주가가 하락할 것 같지 않다.
하지만 이런 생각이 들 때가 가장 위험한 법이다. 이런 투자자의 낙관적인 평가를 이미 주가에 모두 반영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일부 투자자들은 이렇게 전망이 좋은 주식을 매수하여 충분한 모멘텀을 누려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낙관적인 컨콜 이후에 주가가 일부 상승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이에 일부 동의한다. 모멘텀은 항상 탐스럽다. 단, 일이 거꾸러졌을 때 그 댓가는 참혹하다. 갑작스런 경쟁사의 출현, 전쟁으로 인한 가이던스 하향, 중국과의 무역 전쟁으로 인한 매출 감소 등의 이벤트에 주가는 큰폭으로 하락한다. 최근의 상승분을 모두 반납한 채 말이다.
한편으로 드는 생각은, 이렇게 좋은 기업을 매수하지 않더라도, 면밀히 추적관찰 했을 때 얻는 것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 항상 주식을 사고, 이익이나 손실을 봐야만 무언가를 배우는 건 아니다. 이렇게 간접적으로 모니터링하고 팔로우업해도 충분히 투자 경험을 누적시킬 수 있다. 오히려 1-2개 주식을 사서, 1-2개의 교훈을 배우고 다음 주식을 찾아 나서는 것 보다, 1-2개의 주식을 매수하더라도 10개, 20개의 기업을 분석해서, 같은 기간 더 많은 경험을 누적시키는 것이 투자 실력 향상에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본론으로 돌아와 SQSP 주식을 지금 사야할까? 누군가 필자에게 이렇게 묻는다면, 나는 ‘아니요’라고 답 할 것이다. 그것은 SQSP가 나쁜 기업이어서도, SQSP의 주가가 하락할 것이어서도 아니다. 단지 지금 SQSP에 투자하는 것보다 더 좋은 기회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 기회는 SQSP의 미래에서 올 수도 있고 다른 기업의 현재에서 올 수도 있다.
입을 쩍 벌리고, 좋은 기업이 내 눈앞에 나와 주길 바라며 나는 오늘도 기업 분석을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