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소개
플러그 파워(이하 PLUG)는 물을 분해하여 수소를 생산하는 Electrolyzer를 주 제품으로 하여 수소 지게차, 수소 운송, 수소 판매 등의 사업을 하는 미국 기업이다. 유럽의 주요 기업과도 파트너십을 체결하여 수소 사업을 확장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SK E&S와의 합작 법인을 설립하여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수소 경제 하면 이미 한물 간 트렌드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자세히 들여다보니 그렇지 않았다. 미국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는 다소 열기가 식은 듯 하지만, 유럽과 중국에서는 수소 산업에 대한 투자가 꾸준히 진행 중이다. 배터리와 전력망의 한계로 결국 (전기)에너지의 일부는 수소(또는 암모니아)의 형태로써 존재하게 될 것이다.
수소 산업의 전망
미국의 ‘그린’ 수소 산업은 2023년 $3.5B에서 2033년에는 무려 $99.09B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구 기관에 따라 예상치에 대한 편차는 크지만, 못해도 CAGR 8% 이상으로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는 견해가 다수다. 이 예상치는 ‘그린’수소에 한해서 예상한 수치인데, 만약 탄소 포집 기술의 발전으로 블루 수소의 입지가 강화되면 세계에서 가장 싸게 천연가스를 생산하는 미국에서 수소 산업의 붐이 일어날 수도 있다.
특히, 미국의 IRA 중 45V에 따르면 2033년 이전에 착공한 수소 생산 프로젝트에서 생산된 그린 수소는 10년 간 수소 1kg 당 최대 3달러의 세액을 공제받을 수 있다. 요즘 기준으로 보면, 1kg 의 수소를 Electrolyzer에서 생산하는데 드는 비용은 약 $5/kg 이며, 운반 비용까지 포함하면 $12/kg 다. 킬로그램 당 3 달러의 세액공제 혜택이 수소를 타 연료에 비해 매력적으로 만들어주긴 어렵다. 하지만 적어도 산업의 개화하는 데 있어서 마중물 역할을 해 줄 수준은 된다고 생각한다.
수소의 한계
문제는 수소가 지닌 단점이다. 수소는 가볍다. 그리고 분자 크기가 매우 작다. 끓는 점도 매우 낮다. 그리고 아직까지는 그린 수소의 생산 단가가 비싸다. 이러한 수소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천연가스를 액화하여 LNG로 만드는 것과 같이 수소 또한 액화 수소로 만들어 같은 부피에서 더 많은 양(질량)을 운송해야 한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액화 과정이다.
수소는 끓는 점이 매우 낮기 때문에, 액화 비용과 운송 비용이 상당하다. 이 부분을 해결하는 게 핵심이다. 가장 유력한 대안으로는 암모니아가 떠오르고 있다. 수소(H2)를 암모니아(NH3) 형태로 바꾸면 -33도에서도 액화가 가능하고, 충분히 높은 압력을 가하면 상온에서도 액화가 될 만큼 수소보다는 훨씬 경제적인 자원이다. 그런데 암모니아의 문제 또한 수소를 암모니아로 만들고, 다시 암모니아를 수소로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에너지 손실과 비용이다.
최근 우리나라 조선 업계의 암모니아 운반선 수주를 보면 알겠지만, 이러한 암모니아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결국 수소 산업의 흐름은 암모니아로 흘러가는 듯 하다.
플러그 파워의 문제
수소 산업이 암모니아의 형태로 성장할 것이라는 건 비교적 명확하다. 문제는 어느 기업에 투자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플러그 파워의 실적을 보자면 너무 안타깝다.
위의 차트는 어제 장 시작 전에 발표된 분기 실적을 포함한 TTM 매출과 gross profit이다. 경영진은 컨퍼런스 콜에서 일부 $50M에 상당하는 매출이 ‘회계 규칙과 관련된 이유’로 다음 분기로 이연됐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객관적으로 보면 무슨 이유로 매출이 이연됐든 해당 분의 매출액은 이번 분기에 완료되지 못한 계약이다. 그리고 만약 이번 분기에 $50M이 매출에 추가 된다고 해도 작년 YoY 매출 성장률은 마이너스다. 게다가 매출이 늘어나는 건 GP margin이 마이너스임을 감안할 때 gross profit을 더 악화시키는 결과만 초래했을 것이다.
경영진의 신뢰 부분도 문제다. 과거 컨퍼런스 콜을 보면, 2023년 내내 4분기에는 GP margin 기준으로 break-even point에 도달할 것이라 주장했으나 2023년 4분기 컨콜 스크립트에는 break even이라는 단어가 단 한번도 언급되지 않았다. 도달하지 못한 이유를 해명하지도, 도달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공지하지도 않은 것이다. 물론, 10-K를 보면 쉽게 알 수 있지만 PLUG 경영진은 자신이 내뱉은 말에 대해 무겁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더 큰 문제는 현금이다. PLUG가 보유한 현금은 굉장히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파산은 은행 이자를 제 때 납부하지 못하거나 직원의 급여를 줄 현금이 없을 때 발생한다. 그렇기에 최근 유상증자도 진행한 것 아닌가. $1.66B에 해당하는 DOE 대출이라는 희망이 있지만, 아직 최종 승인은 나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분기별 $250M에 육박하는 순이익 적자를 고려하면 $1.66B의 수혈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6개 분기가 지나면 현금은 다시 바닥나게 된다.
PLUG의 생존에 반드시 필요한 것
PLUG는 정말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PLUG가 생존하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요소가 다 들어 맞아야 한다.
우선, DOE의 대출이 승인되어야 한다. DOE 대출이 임박했다는 뉴스에 PLUG의 주가는 20% 이상 급등했다. 대출 확정이 아니라는 탓에 다시 주가가 하락하긴 했지만, 이 이벤트로 보면 그만큼 PLUG가 생존하기만 한다면 업사이드는 굉장히 크다는 걸 알 수 있다.
대출 승인만으로는 부족하다. 수소 경제에 대한 가시성이 확보되어야 할 것이다. 화이트 수소라든지, 블루 수소라든지, 뭐든 수소 산업에 엄청난 호재가 생겨야 한다. 그러면 PLUG의 주가는 크게 오를 것이고 경영진은 주식을 추가 발행하여 더 많은 현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때는 이미 시장의 기대가 커지기 시작했을 시점이기에 유상 증자에도 주가는 크게 하락하지 않을 것이다. 시장의 기대가 유상증자의 희석을 압도할 뿐만 아니라 높은 주가 덕분에 같은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더 적은 주식을 발행해도 되기 때문이다.
정리하면, PLUG가 중단기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DOE의 대출 승인과 수소 산업의 대형 호재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PLUG의 주가 전망, 밸류에이션 및 의견
PLUG의 주가 흐름을 보면 처참하다. 주가는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계속해서 하락하는 이유는 비교적 명확하다. 바로 주가의 희석과 파산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미국의 대표적인 수소 기업인 PLUG가 파산하도록 미국 정부가 방관하진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있다. 하지만 나는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 역사적으로 보면 미국 정부는 금융 시장의 불안을 야기할 만한 파산에 대해서만 직접적으로 개입한 바 있다. 단지 체면 상, 친환경의 핵심 기업인 PLUG를 정책적으로 구제해 줄 것이다? 조금은 어렵다고 본다.
게다가 만약 정부에서 자금을 대 줘서 살려주더라도, 기존 주주의 희석은 어마어마할 것이다. 현재는 PLUG의 주당 가치가 $2 이지만, 정부가 구제해주며 기업 가치를 주당 $0.2로 평가할 수도 있는 것이다.
사실, PLUG와 같은 기업의 투자는 경영진을 믿고 하는 것이 큰데, 경영진이 지금까지 기업의 미래에 대해 객관적으로 해명하지 않은 것, 설명이 부족했던 것 등을 고려하면 PLUG에 투자하기는 조금 어려울 것 같다.
단, 수소 경제가 시장의 생각보다 일찍 개화하게 된다면, 특히 미국의 차기 대통령이 수소 산업을 부활시킬 의지가 강력하다면 PLUG의 주가는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급등할 수 있다. 주식은 그렇다. PLUG에는 이미 충분히 모든 악재가 반영되어 있다. 그 악재(파산)가 실현된다면 주가의 가치는 0달러로 수렴할테지만, 호재(수소 산업의 이른 개화)가 실현된다면 지금 주가에 0 몇 개가 더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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