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며
텐베거(Ten Bagger)란 1,000% 상승하는 주식을 말한다. 피터 린치가 처음 사용한 용어다.
투자자로써 텐베거를 경험한다는 것. 그것은 축복이자 영광이다. 텐베거는 생각보다 흔하다. 미국 시장에서 거래되는 주식을 살펴보면 생각보다 쉽게 발견할 수 있다. 10배가 아니라 심지어는 40배, 50배 오른 주식도 많다. 그런데 텐베거를 경험하는 투자자는 정말 극소수다. 왜 그럴까?
투자 철학이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다. 어떤 투자자는 저가매수, 고가매도를 반복하기도 하고, 또 다른 투자자는 고점에 매수하여 추가 상승 모멘텀에 매도하기도 한다. 장기 보유하는 투자자라고 해도 텐베거는 쉽지 않다. 기업의 가치를 반영하며 주가가 두, 세배 오르더라도 짧게는 그 과정이 2-3년 걸리기 때문이다. 잘 알다시피 주식을 보유하는 2-3년 동안 정말 별에 별 일이 다 일어난다.
텐베거를 경험하지 못하는 데엔 정말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보통은 인내심 부족이다. 인내심 부족은 확신이 부족한데서 시작된다. 확신이 부족한 이유는 공부 부족이다. 또는 경험 부족이다. “내가 이렇게 했더니 주식이 열배 오르더라”는 확신, 경험이 없기 때문에 오랜 기간동안 보유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래서 텐베거 발굴 프로젝트를 시작해볼까 한다.
텐베거 발굴 프로젝트란?
텐베거 발굴 프로젝트는 기본적으로 후행적 연구다. 과거 성공적인 주가 흐름을 보인 기업을 분석할 것이다. 주가가 왜 올랐는가? 그때 당시의 이익 전망과 산업 분위기는 어땠는가? 주가의 거래량은? 뉴스 플로우는 어땠는가? 만약 그때로 타임 머신을 타고 돌아간다면 나는 매수 할 수 있을까? 이런 질문들에 대한 답을 해보려 한다.
물론, 후행적이기 때문에 한계는 있다. 후행적 스터디의 태생적인 한계다.
모든 일이 마찬가지지만, 과거에 그랬다고 해서 앞으로 또 그러리라는 법은 없다. 역사는 반복된다고 하지만, 정확히 똑같이 반복되지는 않는다. 또, 기업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 편향(selection bias)이 있을 수 있다. 10배 오른 주식의 주요 특징을 밝혀 냈다 해도, 그 특징을 가진 모든 주식이 10배 오른다는 보장은 없다. 이 편향을 최소화 하려면, 후행적 연구를 통해 밝혀낸 특징으로 실제 주식을 매입해서 미래에 주가가 크게 상승하는 지 여부를 직접 확인하고 경험해 보아야 한다. 아마도 텐베거 발굴 프로젝트 시즌 2를 해야 할 지도 모르겠다. 시즌1도 안한 상태에서 너무 앞서가는 게 아닌가 싶지만.
하필 지금, 이 프로젝트를 하는 이유
투자를 위한 기업 분석을 잘 하다가 갑자기 지금, 텐베거 발굴 프로젝트를 하는 이유는 크게 세가지다.
첫째로, 나스닥과 S&P500 등 미국 주식시장이 너무 올랐다. 지금은 수익을 내기 어려운 시장이다. 어떤 주식을 사도 큰 수익을 내기 어렵다. 물론, 불가능하진 않겠지만, 시장이 좋지 않을 때보다는 어렵다. 주식 차트를 천천히 살펴보면, 2022년 9월 바닥을 찍고 지금까지 2-3배 오른 주식은 정말 널렸다. 지금으로부터 2년 뒤, 2-3배 오른 주식이 얼마나 될까? 지금처럼 많지는 않을 것이다.
두번째 이유. 현재 보유 중인 ONON의 주가 흐름이 좋다. ONON의 실적과 가이던스가 좋게 나오며 주가도 많이 올랐다. 최근에는 DECK의 실적도 좋게 나오면서 같은 섹터의 비슷한 흐름을 보이는 ONON도 덩달아 상승했다. 주식시장에 ‘모멘텀’이라는 것이 존재한다면 ONON의 주가 상승은 적어도 한동안 이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따라서 한동안은 신규 기업 발굴에 큰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추적관찰만 할 예정이다.
세번째로는 주가의 모멘텀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어 졌기 때문이다. 과연 개별 주가에는 모멘텀이라는 게 존재하는가. 단순히 1-2개월 지속되는 모멘텀이 아닌, 1-2년 지속되는 커다란 모멘텀이 존재하는가? 만약 우리가 1-2년 상승할 주식을 정확하게 올바른 시점에 찾아낼 수 있다면, 우리는 기회 비용을 최소화한 채 기대 수익을 최대화 할 수 있을 것이다. 완벽한 시점을 찾아낼 수 있다면, 주가가 크게 오르면 매도하고 현금을 보유하다가 또 다시 최적의 타이밍에 투자를 시작할 것이다. 그리고 이것을 반복하다보면 더욱 빠르게 부를 축적시킬 수 있을 것이다.
텐베거 발굴 프로젝트의 최소 요건 및 과정
그렇다고 주가가 5배 이상 급등한 모든 주식을 대상으로 조사 할 것은 아니다. 다음과 같은 기본적인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나중에 조금 수정 될 수 있음.)
- 미국, 유럽 기업이어야 함.(중국, 이스라엘 등 제외)
- 상승 이전, 시가총액 $100B 미만
- 상승 이전, 영업이익(operating income) 흑자와 (+)의 현금흐름
- 주가 흐름 기준: 단기간(1년 간 3배, 3년간 5배 이상) 크게 상승한 기업
이렇게 제한을 두는 이유는 후행적 연구로부터 오는 단점을 제한하기 위해서다. 이것 또한 나만의 편견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최소한의 요건이 선택 편향(Selection Bias)을 최소화 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위의 조건으로 선택된 기업을 기초로 다음과 같은 자료를 살펴볼 것이다. 시간의 제약이 있으므로 모든 정보를 디테일하게 공부하진 못할 것이다. 그래도 다음과 같은 최소한의 정보는 정리할 것이다.
- 주가가 오르기 직전부터 초반 사이의 10-K, 연차보고서, 주주편지, 컨퍼런스콜의 주요 부분
- 주가가 오르기 직전의 비즈니스 모델
- 주가가 오르기 직전부터의 뉴스 플로우(산업의 흐름 또는 가이던스의 변화, 애널리스트 리포트)
- 주가가 오르는 동안 주목할만한 주가 흐름(급등 또는 급락)
단, 포스팅이 너무 길어지지 않도록 최소한으로 요약할 것이다. 요약하는 과정에서 개인적으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정보는 생략될 수 있다.
혹시나 중단되더라도…
텐베거 발굴 프로젝트라. 이름은 거창하지만 막상 하다보면 생각보다 알맹이가 없을 수도 있다. 그래도 꽤 의미있는 프로젝트라고 생각한다.
이 프로젝트로 성공 투자에 대한 간접적인 경험을 쌓을 수 있을 것이다. 텐베거를 경험한 적은 없지만, 텐베거 프로젝트로 간접경험을 얻기를 바란다. 그래서 더 나은 투자자가 되길 바란다. 현재 시점에서의 분석으로 투자 경험을 쌓는 것도 좋지만, 과거 기록을 살펴보고 경험을 얻는 것도 중요하다. 마크 트웨인이 말했지만, 역사는 비슷하게 반복된다. 반복되는 패턴으로 기회를 포착하는 더 좋은 관점이 생길 지도 모른다.
history doesn’t repeat itself but it rhymes
Mark Twain
하지만 나의 동기부여가 얼마나 강력할 지 모르겠다. 가급적 적어도 50개 기업 이상 조사하고 싶다. 그정도는 성공 경험을 쌓아야 좋은 투자자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혹시 프로젝트가 중간에 중단되더라도, 10개, 20개 기업이라도 분석한다면 작은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5개 기업만을 분석하더라도 뭔가 얻을 게 있을 것이다.(밑밥)
이 프로젝트는 ‘언젠가는 해야지’ 생각하며 10년 이상 질질 끌어온 프로젝트다. 이제는 더이상 미룰 수 없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