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지금까지 필자의 블로그에서는 굉장히 다양한 기업을 조사했다. 적자를 보고 있는 스타트업 수준의 기업부터 시작하여, 시클리컬 특징을 보이는 기업, 일반 소비자 시장이나 프랜차이즈로 성장하는 브랜드까지.
이들 기업들을 열심히 분석했지만, 어쩔 수 없는 게으름 탓에 꾸준히 팔로우업 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포스팅 이후 이들 기업의 주가가, 어떤 흐름을 보였는 지 보는 것도 큰 도움이 될 것 같아 내용을 정리해봤다.
지금까지 분석한 기업들
DECK
포스팅 당시 빠르게 성장하고 있었던 기업이다. 성장세는 유지되었으나 막상 주가는 크게 오르지 못했다. 처음에는 오르는 듯 했으나 곧이어 조정을 받으며 결국은 제자리걸음이었다. 다른 유사 기업 그리고 DECK의 과거 PER을 비교해 보면 DECK의 주가엔 이미 강력한 성장세가 충분히 반영되었던 것 같다.
PLUG와 SMR
조금 더 지켜봐야 알겠으나 주식의 희석으로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 스타트업 기업의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이런 기업의 주식 매수는 콜옵션 매수와 비슷하다. 보다 정확히 말하면 Out of the Money 콜옵션을 사는 것과 비슷하다. 시간이 흐르며 주가는 희석으로 자연스레 하락하는데, 시장의 주목을 받게 되면 그 하락분을 충분히 만회하고도 주가는 크게 상승한다.
TPIC
풍력 발전, 특히 해상 풍력 산업이 커질 것이 예상되며 주목받을 것으로 생각하는 기업이다. 미국 대선의 불확실성 때문에 주가는 크게 요동치고 있다. 전반적인 주가 흐름은 딱히 좋진 않다. 변동성도 큰편. 해리스가 당선되면 어떤 흐름을 보일 지 기대되는 기업. 스타트업은 아니지만 아직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HVT, RH, RDFN
금리 인상으로 주택 거래량이 침체되었고, 가장 큰 타격을 입게 된 기업들이다. 금리 인하와 주택 거래량 회복으로 큰 반전을 노렸으나 아직까진 특별한 소식은 없다. 특이하게도 가장 관심을 적게 두었고 가장 투기적이었던 RDFN만이 인상적인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OKTA
보안 관련 기업으로 메가 트렌드에 속하며 이익의 턴어라운드를 앞둔 기업으로써 공부했으나 주가의 흐름을 보잘 것 없다. 매출은 성장하고 있으나 아직 수익성을 확보하지 못했고 여전히 주식 발행으로 주주가치의 희석이 일어나고 있다. 최근 실적 발표에 더해 주가가 부진한 이유 중 하나다.
GDRX
처방 받은 약 중, 값싼 제너릭 약을 찾아주는 지배적인 플랫폼이다. 매출은 성장 중. 수익성은 아직 확보하지 못했기에 시장은 침착하게 이 기업을 관망하고 있다. 결국 아직까진 주가는 횡보 중.
URBN, LULU
URBN은 꽤 공들여 공부했던 기업이다. 낮은 PER을 보이며 URBN이 보유한 브랜드 하나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었기 때문. 하지만 분석 이후 주가가 상승하는 듯 하더니,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주가가 아래로 흐르고 있다. LULU는 미국 시장에서는 부진했으나 중국에서 판매량이 급증해서 주목했었는데, 가이던스를 추가 하향하며 주가는 크게 하락했다.
PAYX, PAYC, SAP, ADP, MANH 등
비슷한 기업을 여러개 동시에 살펴본 바 있는데, 흥미로운 점은 거의 모든 기업의 주가가 상승했다. 실업률이 너무 낮은 나머지 앞으로 늘어날 일 밖에 남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나만 그렇게 생각한 것은 아니었나보다. 시장의 오해로 눌려있던 주가는 느리지만 꾸준히 상승하는 중이다. 모든 관련 기업의 주가가 나스닥 수익률을 초과했다. 주목할 만한 현상이다.
RMD, GMED, IDXX
위 기업 모두, 산업 자체는 성장 중이나 기업은 산업 내에 지배적인 자리를 잡은 어느 정도 성숙 단계에 있는 기업이다. 이들 기업은 애초에 큰 주가 상승을 기대하긴 어려웠다. 단, 단기 악재로 주가가 크게 하락하면, 얻을 수 있는 바가 컸다. GMED와 IDXX의 주가는 거의 횡보한 반면, RMD는 시장의 오해로부터 회복하며 시장 대비 크게 상승했다.
ONON과 BROS, SKX
수익성을 확보한 채 빠르게 성장하는 브랜드, ONON과 BROS의 주가도 흥미롭다. 분석 당시에는 두 기업이 상당히 비슷했다. ONON을 좋게 보는 투자자가 있었다면 분명 BROS도 좋게 보았을 것. 아직 결론을 내리긴 이르지만 사업을 확장하기에 조금 더 쉬운 ONON의 주가가 더 긍정적으로 흘러가고 있다. SKX도 흥미롭다. ONON보다는 성장률이 낮고 PER도 비교적 낮았는데 주가는? ONON가 더 올랐다.
POWL, AVAV, ATKR
시클리컬 기업의 경우, 생각보다 주가 수익률이 좋지 않았다. ATKR의 경우 심각한 수준으로 시장을 언더퍼폼했다. 투자 타이밍의 문제일 수도 있을 것이다. 시점만 잘 선택해 빠르게 진입했다면 큰 수익을 줬을 것 같은데, 실적에 반영되기 시작하고, 주가가 크게 오른 경우 시장 수익에 뒤쳐지는 모양이다. 피크 아웃의 우려가 있을 때 진입할만 하지만, 피크 아웃이 아니라는데 돈을 걸어야 하는 부담이 있다.
ADM
배당왕 기업이다. 주가는 횡보했다. 역시나 시장이 오를 때나, 내릴 때나 크게 변동하지 않는 모습이다. 투자는 돈을 벌기 위해 하는 것인데, 이런 기업에 투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익이 크게 느는 기업은 예외다.
CHDN, BYD
도박 관련 기업 중 CHDN는 좋은 수익률을 보인 반면, BYD의 수익률은 좋지 않았다. 그 이유는? CHDN은 강력한 브랜드 해자를 보유한 기업인 반면 BYD의 브랜드는 비교적 약했기 때문 아닐까? 도박 기업의 장점 중 하나는 인플레이션 방어에 최고라는 점이다. 10년 전 만원을 걸었던 고객은 지금 10만원을 베팅한다.
MGPI
굉장히 흥미로운 기업이자 주식이다. 아무도 큰 관심을 주지 않는 산업의 강력한 플레이어이자, 이익도 꾸준히 상승했던 기업이다. 관심이 없기에 PER도 10-15 정도로 싸다. 주가도 준수하게 상승했다. 여기서 어떤 의미를 찾고자 하면 보일 것이다.
DOCS
미국 의사들의 플랫폼 DOCS다. 가장 큰 주가 상승률을 보인 기업 중 하나다. 실적은 성장했지만 공매도 리포트로 인해 주가는 하락하여 바닥을 기고 있던 기업이다. 시장의 오해(?)가 해소되며 주가는 크게 올랐다. 기억하자. 실적은 상승했지만, 주가가 바닥을 기던 기업.
ODD
반면, 공매도 리포트로 인해 실체가 밝혀진 기업도 있다. 애초에 대단한 기술이 아니었던 ODD의 주가는 공매도 리포트 이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INOD
마지막 기업이다. 이 기업은 ODD와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비슷한 점은 INOD의 기술이 대단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누구도 하기 싫은 일인 데이터 수집 또는 수기 입력을 하는 기업이다. 그런데 AI를 조금이라도 공부해본 사람은 데이터의 퀄리티가 얼마나 중요한 지 안다. 하지만 주가는 큰 변동성을 보이며 횡보(?)하고 있다.
결론
아직 조금 더 지켜봐야 확실한 결론을 내릴 수 있겠지만, 지금까지 3-6개월 정도 지켜본 바, 필자는 다음과 같은 잠정적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정말 큰 돈을 버는 High Risk High Return 전략
정말 큰 돈을 벌고 싶다면, 그리고 투자금을 모두 잃을 준비가 되어있다면, 주식의 가치가 계속해서 희석되는 스타트업 기업을 매수해야 한다.(ex: SMR, PLUG 등) 사실 상장 전 단계에서 투자하는 것도 정확히 같은 원리다. 초기 스타트업에 참여한 지분 투자자들은 앞으로 있을 추가적인 지분 희석에 대해 충분히 인지한 채로 투자를 시작한다. 단지, 향후 기업 가치 상승이 너무 커서 추가 지분 투자로 인한 희석을 만회하고도 남을거라 생각하는 것이다.
안정적인 수익을 얻기 위한 전략
만약, 나는 큰 수익을 얻지 못하더라도 내 포트폴리오에 마이너스를 보고 싶지 않다. 아니, 마이너스를 보더라도 가능한한 최소한으로 보고 싶다고 하는 투자자는 위와 같은 큰 성공(토끼)을 어느 정도 포기해야 한다. 하지만 보통은 거북이가 토끼를 이기지 않던가. 다음과 같은 전략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지배적인 기업의 단기적 악재나 오해
지배적인 기업이란, 시장 점유율로 가장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점유율이 전부는 아니지만. 이런 지배적인 기업에게 악재가 발생했을 때 그것이 단기적 악재인지, 장기적 악재인지 구분할 능력이 있는가? 그것도 몇 일, 몇 시간 내로 빠르게 구분할 수 있는가? 왜냐하면 단기적 악재라면, 주가의 부진은 오래가지 않기 때문이다.
RMD가 GMED나 IDXX를 아웃퍼폼할 수 있었던 이유는 단기 악재로 인한 주가 매수의 기회 덕분이었다.
그러면서도 매출과 이익은 장기적으로 상승해야 한다.
산업 자체에 대한 오해
ADP, PAYX, PAYC, SAP 등의 주가가 모두 잘 나갈 수 있었던 이유는 시장에서 이들 산업에 대해 오해했기 때문이다. 산업의 성장성에 대한 오해를 개인 투자자가 밝혀내기란 매우 어렵다. 따라서 이런 투자 전략이 과연 실현 가능성이 있는 전략인지 의심스럽다.
산업에 대해 굉장히 해박한 지식을 가졌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다. 참고로 나는 내분비내과 의사임에도 DXCM을 포함한 CGM과 인슐린 펌프 기업 주가의 부진이 매수 기회인지 아니면 함정인지 잘 모르겠다.
전혀 흥미롭지 않은 성장 산업에 투자하는 전략
농업이나 도박 산업 등, 투자자들의 을관심이 적은, 대체로 낮은 PER을 보이는 기업에 투자하는 전략은 꽤 안정적인 성과를 보였다. 이익이 성장함에도 이런 산업의 기업은 낮은 PER을 보인다. “이래가지고 언제 시장이 관심을 주나?” 라고 생각되는 기업이다.
CHDN, MGPI 등의 기업이 대표적이다. 이들 기업은 흥미롭지 않은 동시에 매출과 이익이 상승하고 있었다.
거북이지만 토끼인 성장 기업에 투자하는 전략
수익성을 확보한 채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소형주(거북이?)도 기회를 주는 것 같다.(ex: ONON, BROS) 여기서, “빠른 속도”란 매출 기준(yoy) 20% 이상의 성장이다. 흥미롭게도, 그리고 역설적이게도 이들 기업은 대체로 주가가 완만하게 상승했다. 높은 밸류에이션 때문에 높은 성장이 서서히 반영되는 것이다.
물론 나는 이들 기업을 고작 3-6개월 정도 밖에 지켜보지 못했다. 만약 1-2년 정도로 길게 보다보면 중간에 발표될 실망스러운 실적으로 주가가 50%이상 크게 하락할 수 있다. 따라서 아직까지는 확실한 전략이라 보긴 어렵다. 시장의 실망이 주식 매수 바로 다음날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안정적으로 큰 손실을 꾸준히 내기 위한 전략
마지막으로 절대 피해야 할한 전략이다. 투자자가 열심히 번 돈을 잃지 않으려면 실체가 불분명한, 기술적 해자가 명확하지 않은 스타트업은 가장 먼저 피해야 한다. 기업을 분석하다보면 기업의 기술력에 대해 확신이 서지 않는 경우가 있다. 듣다보면 그런거 같기도 하고, 또 누구는 아니라고 한다. 이런 경우 그냥 스킵해야 한다. 그리고 확신이 들더라도 자신과 다른 시장 참여자들의 의견 또한 존중해야 한다. 누군가 이 기업은 쓰레기야 라고 이야기 한다면 허투루 듣지 말자.
또한, 시클리컬 기업을 더욱 상승할 것이란 믿음에 신고가 근처에서 매수하는 전략 또한 최악이다. 시장은 악마의 속삭임을 계속한다. 시클리컬 기업이 성장 기업으로 변했다? 보통은 거짓말이다. 구조적으로 5년-10년 성장하는 경우가 있는 것일 뿐이다. 그리고 우린 그런 기업을 시클리컬 기업이라 부른다. 주가는 흔히 이 성장을 한참 전에 미리 반영한 후 피크 아웃 수년 전부터 큰 폭으로 하락할 수 있다. 절대, 절대 크게 상승한 시클리컬 기업의 주식을 피크 아웃이 멀었다는 이유로 매수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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