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론
병원에 다른 일로 진료를 보러 갔습니다. 감기 기운이 조금 있었을 뿐이었죠. 그런데 의사가 목을 보더니 갑상선이 커져 있다며 갑상선 초음파를 권유합니다.
별 수 있나요? 의사가 갑상선이 커져 있다고 합니다. 의심스럽긴 하지만 일단 믿어야죠. 검사를 받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 일? 갑상선 초음파 검사에서 혹이 발견되었습니다. 크기는 1cm 정도라고 합니다. 갑자기 너무 걱정이 됩니다. 암은 아닐까?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지만 그 누구도 속 시원하게 대답해 주는 사람은 없습니다.
수소문 끝에 지인의 지인이 갑상선 초음파를 받고 조직 검사를 해 우연히 암을 초기에 발견 했다더라 하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너무 걱정되고 불안한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갑상선 혹(결절)은 얼마나 흔한가?
갑상선 결절은 매우 흔한 종양입니다. 얼마나 흔하냐면, 대략 인구의 절반 정도가 갑상선에 혹을 가지고 있죠. 길 가다가 10명을 마주치면 5명이 갑상선 결절을 가지고 있는 셈 입니다. 모두 갑상선 초음파를 해보면요.
“그럼 어서 당장 갑상선 결절을 찾기 위해 모든 사람들에게 갑상선 초음파를 권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라고 질문하실 수 있습니다. 사실 맞죠. 저 중에서는 분명 암이 숨어 있을 테니까요.
하지만 사회적인 비용을 고려 했을 때 모든 사람들에게 갑상선 초음파를 권할 수는 없습니다. 대부분은 암이 아니니까요.
갑상성 결절 중 암의 비중은 얼마나?
앞서 이야기 했다시피 갑상선 결절 모두가 암은 아닙니다. 5% 이하의 소수에서만 암이 발견 됩니다.
“그럼 어떡하죠? 제가 5%일 수도 있는 건데?” 라고 질문 하실 수 있습니다. 당연하죠. 좋은 질문입니다.
암은 조직 검사를 통해 진단합니다. 그런데 모든 갑상선 결절을 조직 검사를 하다간 의료 시스템이 붕괴 될 겁니다. 너무 많아서요.
이렇듯 모든 사람에게 조직 검사를 할 수 없으니 초음파 영상으로 본 결절의 특징을 통해 암의 가능성을 분류하는 기술이 개발 되었습니다.
갑상선 결절의 초음파 소견에 따라 암의 위험도가 높은 경우, 한마디로 암처럼 생긴 경우에 조직 검사(FNA)를 시행하도록 하는 것이지요. 일부 암처럼 생기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크기가 증가 한다 거나 위험 인자가 있는 환자의 경우 초음파 소견과 관계 없이 조직 검사를 시행하기도 합니다.
갑상선 결절의 치료는?
갑상선 결절의 치료는 갑상선 결절의 원인과 조직 검사 결과에 따라 굉장히 다양합니다. 양성 종양과 악성 종양의 치료가 같을 리가 없겠죠?
양성 종양의 경우 암이 아니기 때문에 특별한 치료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6개월에서 12개월 마다 초음파 검사를 통해 크기 변화를 관찰할 뿐이죠. 단, 크기가 너무 커서 음식물을 삼키는 데 어려움이 있거나 미용 상의 문제가 심각한 경우 수술로 갑상선 일부를 절제해 내거나 잘 시행하지는 않지만 고주파절제(RFA)를 통해 갑상선 결절을 없앨 수 있습니다.
일부 갑상선이 파괴 되고 없어 지더라도 전반적인 갑상선 기능에는 문제가 없는 편입니다.
조직 검사에서 악성 종양으로 판정된 경우에는 대부분 수술로 치료합니다. 이후 방사성 요오드 치료 또는 항암 치료를 시행 할 수 있습니다.
갑상선 암의 예후는?
유두암 | 여포암 | 수질암 | 미분화 갑상선암 | |
갑상선에 국한된 암 | 100% | 100% | 100% | 33% |
갑상선 주변에 국한된 경우 | 99% | 97% | 91% | 10% |
갑상선 암의 예후는 비교적 좋은 편 입니다. 피부에 가깝게 위치한 덕에 조기에 진단 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갑상선 암 중의 하나인 유두암(Papillary thyroid cancer)의 경우 조기에 진단 된다면 5년 생존율이 99% 에 달합니다.
일부 언론과 의사는 갑상선 암의 진단이 너무 과장되어 있다고 이야기하지만 그건 언제나 의료 시스템 측면에서의 이야기 입니다. 사회적으로는 갑상선에 대한 과잉 진료가 많은 경제적, 사회적 비용을 초래하지만 개인의 입장에서는 무조건 검사를 자주 받는 게 낫습니다. 내가 암이면 어쩌겠습니까? 확률은 낮다지만, 하필 그게 나라면요?
저만 해도, 건강 보험 공단에서 권유하는 건강 검진 주기보다 2배는 짧게 검사를 받습니다. 의사이기에 의료 접근성이 좋은 이유도 있지만 단순한 논리로, 10년에 한 번 검사하는 것 보다 (조금 과장해서) 한 달에 한 번 검사 받는 게 더 안전하죠. 특히 그 검사가 몸에 해롭지 않은 검사라면 말이죠. 초음파 검사는 인체에 전혀 무해합니다. 갑상선은 초음파로 검사합니다.
결론
갑상선 초음파 검사는 비용은 7만원 내외 정도(갑상선만 봤을 때) 되는 검사이지만, 얻을 수 있는 게 너무나 많고 잃을 것은 전혀 없는 검사입니다. 참고로 저는 심심할 때마다 저 스스로에게 복부 초음파와 갑상선 초음파를 봅니다.
약간 집착일 수도 있겠지만, 그냥 궁금하잖아요. 지난 번에 제가 뭘 놓쳤을 수도 있고, 상황이 변했을 수 있으니까요.
혹시라도 갑상선 결절이 발견 된다면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기본적으로 갑상선 결절은 너무 흔하고, 혹시… 만에 하나 암이 진단 되어도 예후는 굉장히 좋은 편이니까요.
For Better 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