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가장 흔한 증상, 기침
겨울철 기침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가 아주 많습니다.
저희 의원에 내원하는 환자 중 약 20%는 감기와 같은 상기도 감염과 관련된 증상을 호소합니다. 특히 기침이죠.
코로나 팬데믹 이후 사람들은 기침이라는 것에 굉장히 민감해졌습니다. 주변에서 기침을 하면 모두 피하고 흑사병 수준으로 눈초리를 주죠. 주변 눈치 때문인가요? 그런 이유로 기침을 주 증상으로 외래에 내원하는 환자가 아주 많습니다.
내원하는 환자들에게 하나 하나 기침의 원인을 설명하다 보니 이렇게 포스팅을 해서 기침에 대해 저 스스로도 정리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한번, 살펴 볼까요?
기침의 분류?
우선 기침을 분류 해야 합니다. 기침은 의학적으로 기침을 해 온 기간에 따라 분류합니다. 3주, 8주를 기준으로 말이죠.
기침을 해 온 기간 | |
급성(acute) 기침 | 3주 미만 |
아급성(subacute) 기침 | 3주 – 8주 |
만성(chronic) 기침 | 8주 이상 |
놀랍게도 3주 미만의 기침은 급성 기침으로 분류 됩니다. 언제부터 기침이 시작 됐는지 잘 생각해 보세요. 3주는 꽤 긴 시간입니다. 3주 미만의 기침은 급성 기침입니다.
급성 기침은 우리가 흔히 경험하는 바이러스나 세균에 의한 상기도 감염이 가장 흔한 원인 입니다. 물론, 8주 이상 지속되는 만성 기침의 초기인 경우 예민한 분들은 초기인 지금부터 이 글을 읽고 계시겠죠? 하지만 대다수의 급성 기침은 상기도 감염으로 인한 증상입니다.
아급성 기침은 3주 – 8주 사이로 지속되는 기침을 말합니다. 아급성이라는 단어가 조금 생소하겠지만 급성과 만성 사이쯤으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아급성 기침의 가장 흔한 원인은 감염 후 기침(postinfectious cough)라는 진단입니다. 감염 후 기침은 말 그대로 감기와 같은 상기도 감염이 해결된 이후, 기침 증상이 3주 이상 지속되는 경우를 말합니다.
감염 후 기침이 발생하는 원인은 명확하지 않은데, 감기와 같은 상기도 감염으로 민감해진 기관지가 감염 후에도 계속해서 예민한 상태가 유지되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만성 기침은 8주 이상 지속되는 기침으로써 코가 목 뒤로 넘어가는 후비루, 역류성 식도염, 천식이 가장 흔한 원인 입니다.
그 외에 생각해야 할 것들
기침의 원인은 매우 다양합니다. 게다가 8주 이상 지속되는 만성 기침의 경우,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이 만성 기침에도 처음은 있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조금 예민한 사람은 역류성 식도염에 의한 증상이 시작되자 마자 이 글을 찾아볼 것이므로 역류성 식도염으로 인한 기침이라도 급성 기침 일 수도 있습니다.
세상 만사가 그렇겠지만 의학 또한 이론적으로 칼로 자르듯 분류되고 해석 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여러분에게 어떤 새로운 증상이 생긴 경우 그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경험 있는 의사의 진료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단, 기침의 경우 발열이나 체중 감소, 호흡 곤란, 객혈(피가 섞인 가래) 등과 같은 심각한 증상이 동반되지 않는 이상 1-2주 정도 마음의 여유를 갖고 지켜보는 것도 방법 입니다. 하지만 잘 모르겠다면 주변 내과 의원에 내원하여 담당 선생님과 상의 하세요.
여러분 주변에 있는 내과 의원에 있는 의사 선생님들은 언젠가 대학 병원과 같은 대형 병원에서 전문적인 트레이닝을 받은 내과 전문의 입니다. 모든 증상에 대해 대학 병원 진료를 받는 건 사회적으로나 개인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비효율적인 판단입니다. 오히려 일반적인 증상에 대해서는 대학 병원 보다 개인 의원에서 훨씬 더 잘 보실 수도 있습니다. 경험이 더 많으니까요. 뭐든 많이 해본 놈이 잘하는 법이죠. 의학도 마찬가지 입니다.
마무리
경험 상 3주 이상 지속되는 기침을 증상으로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의 50% 이상은 감염 후 기침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외래에 정말 많이 오시거든요. 그렇지만 저는 나머지 50%에 대해서도 생각해야 합니다.
기침에는 정말 다양한 원인이 있어요. 기침의 원인을 정말 알고 싶다면, 해결책을 드릴게요. 당장, 현재 복용 중인 약물을 모두 파악해서 내과 의원에 내원하세요. “나는 혈압약 먹으니까 혈압약 먹는다고 하면 되겠지?” 안됩니다. 어떤 혈압약인지 파악하세요. 그리고 과거에 앓았던 질환과 수술 등을 정리하세요. 이런 ‘히스토리’는 진료에 정말 큰 도움이 됩니다.
안타깝게도 일부 기침에는 근본적인 치료 방법은 없어요. 하지만 증상을 경감 시키거나 소수에서는 원인을 제거할 수 있죠. 내원하는 즉시 증상이 싹 사라질 기적을 바라고 의원에 내원하는 건 과욕입니다.
단, 분명히 치료 가능한 부분이 있을 것이고, 해결 가능한 원인이 있을 겁니다. 아니면 숨겨진 질병을 발견하게 될 지도 몰라요. 물론, 가까운 병의원에 내원하셔서 진료를 보실 때 가능한 일입니다.
For Better 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