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roduction
오늘 소개할 논문은 2021년 BMJ에 발간된 Lu Wang의 연구 입니다. BMJ는 임팩트 팩터가 무려 96점(2022년)에 달하는 유명한 저널입니다. 그만큼 신뢰도 높은 연구만을 게재하는 저널이죠.
이 연구에서는 가공식품 섭취가 과연 대장암 위험을 증가 시키는 가에 대한 아주 중요한 질문을 던집니다.
이 중요한 질문에 대한 답을 함께 읽어 봅시다. 물론 굉장히 쉽고 간단한 용어로 말이죠. 저는 복잡한 걸 싫어합니다.
자, 과연!! 과자, 음료, 심지어는 간편식과 같은 우리가 일상에서 아무렇지 않게 소비하는 식품이 우리의 장 건강을 위협할까요? 이 녀석들이 정말 대장암을 유발하는 걸까요?
연구 요약
바쁘신 분들은 이 부분만 읽고 가셔도 됩니다.
이 연구는 의사 및 간호사 약 206,248명을 대상으로 20-30년 간 추적 관찰하며 대장암 발생을 살펴본 연구입니다. 각 대상은 연구 시작 시점과 이후 매 2년마다 식습관을 기록하도록 했습니다. 그 뒤로 대장암 발생이 어느 그룹에서 얼마만큼 많이 발생 했는 지를 서로 비교해본 것이죠.
결론적으론 가공 식품을 많이 섭취하는 그룹에서 대장암의 발생이 유의미하게 높았다는 겁니다.
가공 식품을 많이 먹는 사람의 남녀별 특징
가공 식품을 많이 먹으면 대장암 발생이 늘어난다? 이 단순한 결론을 그대로 믿을 수 있을까요? 아닙니다.
먼저 가공 식품을 많이 먹는 사람들에게 대장암을 유발할만한 공통 인자가 있었는 지 살펴봐야 합니다. 예를 들면, 가공 식품을 좋아하는 사람이 대장암의 위험인자인 비만인 경향이 있더라 하는 것들이죠. 한 그룹에 비만 환자들이 너무 많이 포함되면 그 그룹의 특성과 관련 없이 대장암 위험이 높은 걸로 나올 수 있겠죠?
위 그림은 남성 그룹에서 가공 식품을 많이 섭취하는 그룹과 적게 섭취하는 그룹의 특성을 비교한 그림입니다. 잘보면, 가공 식품을 많이 섭취하는 그룹에서 여러가지 흥미로운 특징이 보입니다. 눈에 띄는 건, 가공 식품을 많이 먹는 그룹에서 흡연을 조금 더 많이 했고, 운동을 좀 덜 하고, 그리고 설탕 섭취가 굉장히 많은 것을 볼 수 있죠. 반면 술은 오히려 적게 마시네요.
여성 그룹에서도 마찬가지 입니다.
그런데, 본격적인 통계 분석에서는 이러한 점들을 모두 고려하여 분석하기 때문에 위 표는 그저 참고로 봐주시면 됩니다. 가공 식품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이런 특징이 있구나… 하고 말이죠.
핵심 내용
이 연구의 핵심 내용은 이겁니다.
이유는 명확하지 않지만, 남성에게서만 가공 식품 섭취로 인한 암 발생률이 29% 증가했습니다. 특히 대장의 끝 부분인 하행결장에서는 암 발 위험이 무려 72%나 증가했죠.
가공식품이 왜 대장암을 유발하는 지는 명확하지 않습니다. 아마, 가공 식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유화제나 인공 감미료 등이 장내 세균에 영향을 미치고 염증을 일으켜 암의 발생을 유발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또한 가공 식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acrylamide와 같은 발암 물질이 발생하거나 패키징 과정에서 bisphenol A이 가공 식품에 스며 들어가기 때문으로 추정합니다.
흥미롭게도 가공 식품의 대장암 유발 경향이 여성에게서는 나타나지 않았는데요. 현재까지 밝혀진 근거로 보면 아마 호르몬의 영향이 아닐까 추측하고 있습니다.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은 대장암에 대한 보호 효과를 가지는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죠.
차트로 표시하진 않았지만, 간편식이나 패스트푸드를 섭취하는 여성들에게서도 여전히 대장암의 위험은 17% 가량 증가합니다. 단지 남성에게서 그 정도가 더 클 뿐이죠.
대장암을 예방하는 방법
앞서 보았다시피 대장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가공 식품의 섭취를 최소한으로 줄여야 합니다. 야채와 채소를 많이 섭취하고, 집에서 직접 신선하고 건강한 재료로 조리해 먹는 것이 가장 건강하다는 이야기 입니다.
참, 여성분들에게는 한 가지 더 희소식이 있습니다.
그건 바로, 요거트와 같은 낙농제품을 많이 섭취한 군에서 대장암의 발생이 여성군에서만 17% 더 감소했다는 겁니다. 세상은 불공평하죠. 여성으로 태어난 것으로만 해도 대장암의 발생 위험이 낮은데, 요거트에 대한 긍정적 효과가 여성에게 있어서 더 큽니다!
결론
이 연구를 보며 주의해야 할 사항이 있습니다. 앞서 처음에 이야기 드린 것과 같은데요.
연구에 사용되는 통계는 모두 충화(stratification)이라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여러가지 편향을 제거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비만과 같은 것이죠. 가공 식품을 많이 먹는 그룹에 비만인 환자가 많이 포함되어 있다면 문제죠.
비만은 대장암의 주요 위험 인자이기 때문인데요. 이런 문제는 가공 식품을 많이 먹는 비만인 그룹과 가공 식품을 적게 먹는 비만인 그룹을 비교하면 해결할 수 있습니다. 실제 통계 분석도 그렇게 진행되고요.
문제는 이 연구의 설문조사에서 조사되지 않은 부분입니다. 예를 들어, BMI 기준으로는 비만이더라도 실제 근육이 많아 BMI가 높은 사람이 있을 수가 있죠. 만약 조사된 대상 중 그룹에 따라 한 그룹에서만 이른 바 ‘근육 돼지’가 많았고 다른 그룹에는 ‘지방 돼지’가 많았다면 이 연구의 의미는 퇴색됩니다.
다만, 적어도 우리는 이 연구를 통해 가공 식품을 먹는 것이 우리의 장 건강에 좋지 않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참나요? 적당히 먹긴 먹어야죠. 영화와 함께 먹는 팝콘과 콜라를 하루 아침에 끊을 수는 없습니다.
그래도 분명 우리의 일상에서 줄일 수 있는 게 있을 거에요. 예를 들면, 주 1회 샐러드를 먹는 방법도 있겠네요.
우리의 건강은 소중합니다. 모든 질병은 예방이 최고입니다. 모두 건강해집시다. For Better 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