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lulemon Athletica, Inc.(LULU) 기업 소개
Lululemon Athletica, Inc.(이하 LULU)는 우리나라 투자자에겐 꽤나 친숙하다. 특이한 이름 때문인지, 경영진의 특이한 발언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우리나라 투자자에게 잘 알려져 있는 기업이다. 룰루레몬(LULU)은 1998년에 설립되어 2000년부터 영업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요가복 전문 기업으로 시작하였으나 곧 요가 이외에도 다른 운동복과 라이프스타일 어페럴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며 매우 빠르게 성장했다.
2013년에는 중국, 2014년에는 유럽(런던)에 첫 매장을 개장하며 해외에 진출했다. 일본인에 대한 인종 차별, 비만 여성에 대한 차별 등 여러가지 논란을 겪으면서도 LULU는 꾸준히 성장해 현재 시가총액 약 $40B에 나스닥에 상장되어 거래되고 있다.
LULU의 비즈니스 모델
LULU 제품의 생산 단계에서 부터 판매까지 어떤 과정을 통해 사업이 이루어지는지 간단하게 정리해보자.
LULU는 원재료(fabric)의 대부분을 아시아 국가에서 구매한다. 대만 40%, 중국 26%, 스리랑카 12%의 비중이다. 이렇게 구매한 원재료를 제품 생산 공장에 보낸다. LULU는 공장을 직접 소유하진 않고 벤더에게 생산을 맡긴다. 42%의 물량이 베트남, 16%가 캄보디아, 11%가 스리랑카의 비율로 각 국가에 위치한 벤더에서 제품을 생산한다. 이와 같이 아시아의 지역의 벤더에서 원재료 구매와 제품 제조가 대부분 이루어진다. 원가를 절감하기 위한 LULU의 전략이다.
제조된 제품은 미국, 캐나다, 호주에 있는 LULU의 물류 센터에 배송된다. 유럽과 아시아에서는 서드 파티의 물류 시설을 이용한다. 제품을 배송 받아 LULU가 직접 운영하거나 지분을 보유한 직영 매장에서 판매되기도 하고, 중동과 멕시코에서는 서드 파티가 운영하는 매장에 납품되어 판매하게 된다. 아래 그림은 LULU 제품을 판매하는 서드 파티 매장의 현황이다. 주로 멕시코와 중동에 위치한 국가다.
LULU 경영진은 2022년 까지만 해도 실적을 발표할 때 매장 판매량과 온라인 판매량으로 구분해서 공시했으나 fiscal 2023년 실적부터는 지역별로 공시하기로 결정했다. 개인적으로 변경된 공시 방법이 투자자 입장에서 LULU 실적을 파악하는데 더 유용할 것으로 생각한다.
지역별 매출 비중과 최근 동향
전반적으로 보면, 전체 매출에서 미국과 Rest of World(APAC, EMEA)의 비중이 줄어들고 중국의 비중이 굉장히 급격하게 늘어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2022년 매장 폐쇄로 인한 기저 효과도 있다. 하지만 최근 실적을 감안하면 기저효과 때문 만은 아닌 것 같다. 실제로 중국에서의 LULU 인기가 매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추가적 사실 확인을 위해 구글 트렌드에서 LULU의 중국 검색량 확인했으나 나오지 않았다. 중국은 구글을 사용하지 않는 관계로 정확한 자료를 얻을 수 없었다.
지역별 매출을 시계열로 살펴보면 중국의 빠른 성장을 더 실감나게 확인할 수 있다. 미국에서의 실적이 2023년 11.9% 성장하는 동안 중국에서는 무려 67.2% 성장했다. 코로나로 인해 2022년 중국에서 매장이 폐쇄되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놀라운 성장다.
중국을 제외하더라도 실적 성장세는 매우 가팔랐다. APAC, EMEA에서는 2023년 42.9% 성장했다. 재미있는 건 이러한 성장세가 fiscal 2024년 1분기(4월 말 종료)까지도 계속되었다는 것이다. 단순히 판데믹 시절의 기저효과가 아닌 것이다. 중국과 Rest of World는 2024년 1분기에 각각 yoy 44.6%, 26.8% 성장했다. 미국에서 3.5% 성장한 것과 대조되는 실적이다.
미국 실적 부진과 가이던스 유지
위에서 보듯, 2024년 1분기에는 미국에서만 유독 실적이 부진했다. 이 실적을 보면 드는 의문이 있다. LULU의 북미 사업은 현재 포화상태인가? 2023년 4분기와 2024년 1분기, 두 분기의 컨퍼런스 콜에서 이 부분에 대한 질문이 쏟아져 나왔다. 포스팅이 너무 길어질 것 같아 전문을 싣지는 않는다. 경영진의 답변을 요약하면, “미국에서 판매량이 부진했던 이유는 출시된 제품의 칼라과 사이즈가 다양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즉, 일시적인 경영 판단 실수였을 뿐이고 고객들의 수요는 충분히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도 앞으로 새롭게 출시될 제품이 2024 하반기에 많기 때문에 하반기에는 북미 시장의 매출 상승이 지속될 것이라 설명했다. 실망스러운 1분기 미국 실적에도 불구하고 경영진은 2024년 full-year에 대한 LULU의 매출 가이던스는 하향하지 않았다. 그만큼 하반기 미국 실적에 대해 자신감이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가이던스에 대해서는 아래에서 더 자세히 살펴보기로 한다.
성장 계획과 매장 수의 변화
LULU는 지금으로부터 2년 전인 2022년 4월 20일 LULU의 성장 계획을 발표한다. 2021년 실적을 기준으로 향후 5년 간 매출을 두 배로 늘려 2026년에는 전체 매출 $12.5B까지 성장하겠다는 포부다. 구체적으로는 남성 제품에 대한 판매량을 두 배, 온라인 판매량을 두 배, 인터네셔널 매출을 네 배 끌어 올려 매출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주장했다. 참고로, 최근 TTM 기준 LULU의 매출은 $9.8B이다.(2021년 매출은 $6.2B)
2년이 지난 지금, 각각의 약속은 어떻게 되었을까?
남성 제품에 대한 판매량은 2년 만에 50% 성장했다. 약속대로라면 2026년에는 남성 제품의 매출이 $3B이 되어야 하는데, 아마도 달성할 수 있을 것 같다. 해당 매출이 향후 3년 간 10% 씩 복리로 성장하면 가능하다. 특히 중국에서의 매출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의 남성 시장을 공략하면 충분히 가능할 것이다.
E-commerce 매출도 $2.7b에서 $4.3b로 59% 증가했다. 거시 경제에 큰 변화가 있지 않는 한 이 목표 또한 어렵지 않게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인터네셔널 매출도 두 배로 성장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힌 LULU. 인터네셔널은 아마도 미국과 캐나다를 제외한 매출을 말했던 것 같다. 2021년 당시 전체 매출에서 북미의 매출을 제외하면, 인터네셔널 매출은 $954m 수준이었는데 2023년 기준으로 $1,988m을 기록했다. 2023년 기준으로 이미 두 배 이상 성장한 셈이다.
하지만 성장은 끝나지 않았다.
중국 사업의 성장 속도가 매우 가파르다. 특히 매장의 개장 속도가 매우 빠르다. 아래 표를 보자.
미국에서의 매장이 2023년 회계연도 동안 350개에서 367개로 17개 늘어나는 사이, 중국에서는 99개에서 127개로 무려 28개가 늘어났다. LULU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로 보면 중국은 미국의 1/5에도 미치지 못한다. 인구는 미국의 4배(중국 14억 명 vs 미국 3.3억 명)인데 매출은 1/5인 것이다. 중국 사업의 성장 여력이 아직도 한참 남아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단순한 비교는 다소 위험한 측면이 있으나 중국에서의 LULU의 인기를 감안할 때 합리적인 추정이라 생각한다.
유럽에서의 매장 확장 또한 655개에서 711개로 꽤 늘었다. 놀라운 성장세이긴 하지만 우려도 있다.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LULU 경영진의 과거 행실을 생각해보면, 인권에 대해 매우 예민한 유럽 시장에서 LULU가 잘 헤쳐나갈 수 있을까? 지금 당장은 매년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분명 미래 어느 시점에 이 부분에 대한 리스크가 이슈화 될 일이 있을 것이다.
2024년 1분기 보고서에서는 특이하게 중국 매장 수가 전혀 늘지 않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에서 영업 중인 서드 파티 매장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에서의 매출은 1분기에 yoy로 무려 44.6% 성장했다.
가이던스와 주가의 반응
지금까지 2024년 1분기까지의 정보를 살펴 보았다. 잠시 과거로 돌아가자. 2023년 실적 발표의 시점으로 돌아가 실적 발표가 주가 흐름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살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당시 경영진은 2023년 4분기 컨퍼런스 콜에서 fiscal 2024 1분기의 미국 소비자 동향이 썩 마음에 들지 않는다(soft demand)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도 전체 매출은 해외 매출 덕분에 1분기 yoy 기준 9-10% 성장할 것이라 가이던스를 제시했다. 해외의 성장이 미국의 둔화를 커버하고도 남을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하지만 투자자는 미국 시장의 성장 둔화에 더 많은 우려를 표했다. 컨콜 이후 LULU 주가는 3개월에 걸쳐 크게 하락했다.
2024년 6월 5일, 지금으로부터 불과 몇 일 전, 1분기 실적 발표가 있었다. 앞서 말했지만, 많은 우려 속에서 공개된 실적을 보니 미국 시장은 1분기에 yoy로 단 3.5% 성장하는데 그쳤다. 매우 실망스러운 성장률이다. 실망스러운 미국 시장 성장에도 경영진은 2024년 가이던스를 유지했다. 매출은 full-year 기준으로 $10.7b에서 $10.8b을 기록할 것이라 밝히면서 심지어 diluted EPS는 $14.27-14.47로 3개월 전 발표한 $14.00-14.20보다 EPS 예상치를 다소 상향했다. 주가 상승의 키워드인 가이던스 상향이다.
실적 발표로 인한 투자자들의 흥분이 조금 가라 앉은 뒤 주가는 다소 횡보 중이다. 그럼에도 6월 5일 실적 발표 시점 기준으로 주가는 크게 상승했다. 2024년 full-year 매출 가이던스 재확인 및 EPS 가이던스 상향에 따라 시장이 LULU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이다.
과연 앞으로 LULU 주가는 어떻게 될까? 과거의 우려를 떨쳐 내고 최근의 상승세를 이어 나갈 수 있을까?
LULU의 주가 전망 및 밸류에이션, 의견
LULU는 2024년 6월 8일, 현재 FWD PE 22.23, 시가총액 $40.38B에 거래되고 있다. 현재 시점에서 나스닥 전반의 PER가 30임을 고려하면 FWD PE 22.23은 그다지 높은 수준은 아니다. 시장에서는 LULU를 적절히 평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미래에 대한 성장성도 가지고 있는 기업이지만, 동시에 미국 시장의 둔화에 대한 리스크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LULU는 좋은 투자 기회라고 생각한다. 지금 시점에서 LULU에 투자하면 꽤 괜찮은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다. 가이던스가 상향되고 있으며 미국 사업에 대한 리스크로 인해 중국이나 유럽 사업에 대한 가치가 저평가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주가를 매수하면 첫 번째, 과매도로 인해 주가가 적정가치보다 저렴할 가능성, 두 번째, 리스크가 현실화 되지 않을 가능성의 두가지 이득을 얻을 수 있다. 미국 시장의 부진은 일시적일 가능성이 있으며 그렇지 않다고 해도 주가가 싸다는 것이다.
얼마 전 텐베거를 찾아서 시리즈 첫 번째 기업으로 URBN를 조사했다. URBN에 대해 갑자기 언급하는 이유는 FP Movement 브랜드 때문이다. URBN의 FP Movement와 Anthropologie 두 가지 브랜드는 URBN의 실적 성장을 이끌고 있다. 한 기업이 성장하면 그 기업이 잘해서 성장하는 것 같지만 사실상 산업 내의 훈풍이 전반적으로 부는 경우가 많다. 산업 내 기업들의 실적은 대체로 비슷하게 움직인다. 투자자는 LULU의 실적 가이던스를 잘 모니터링하면서 간접적으로 FP Movement의 성장을 미래 예측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LULU의 매출 가이던스 유지 및 EPS 가이던스 상향은 URBN에게 꽤 좋은 소식이라고 생각한다. 이 소식이 당장 URBN 주가에는 반영되지 않았지만.
단, 위와 같은 좋은 이야기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LULU의 주식을 매수하진 않을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LULU는 텐베거의 조건에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필자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텐베거가 되기 위한 기본 조건은 낮은 시가 총액과 낮은 PE, 그리고 성장하는 사업부다. LULU의 해외 사업부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나 PE가 다소 높고, 다른 텐베거 기업에 비해 시가 총액도 높은 편이다.
그렇지만 마땅히 투자할 곳이 없는 투자자에게 LULU는 더할나위 없이 좋은 투자처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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