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텐베거를 찾아서 시리즈를 작성하며
이번 포스팅에서 살펴 볼 CompoSecure, Inc.(이하 CMPO)는 전에 포스팅 했던 URBN처럼 장기적으로 텐베거가 될 수 있는 기업이다. 지난 몇 개의 포스팅에 걸처 필자는 텐베거의 기본 조건에 대해 분석한 바 있다. 텐베거의 기본적인 세 가지 조건은 낮은 시가총액, 낮은 밸류에이션, 성장하는 사업부가 역성장하는 사업부에 가려지는 것이다. CMPO는 이런 세 조건을 모두 만족한다.
주의해야 할 부분도 있다. CMPO는 다른 기업과 다르게 SPAC 상장 기업이다. 필자의 경험에 따르면, SPAC 상장 기업의 결말은 별로 좋지 않았다. 정식 IPO보다 훨씬 낮은 기준으로도 주식 시장에 상장될 수 있는 만큼 전반적인 질이 낮다. 아마도 기업 실사 부분에서 크고 작은 문제가 밝혀지지 않는 탓인 것 같다. 게다가 기업 자체의 완성도가 그렇게 높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는 스타트업 수준의 기업이 상장할 때 흔히 SPAC을 이용하는 것이다. 자금은 당장 급하게 필요한데에 비해 IPO는 상대적으로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다행히 CMPO의 자금 사정은 양호하다. 상장(2021년) 이후 단 한차례도 적자를 겪지 않았다. 현금흐름도 좋다. 다른 SPAC 상장 기업과는 차별되는 부분이다. 재무제표를 보면 자본은 잠식 상태이나 이 자체가 크게 우려할 만한 이슈는 아니다. 미국의 많은 기업이 자본 잠식 상태로 경영되고 있다. 스타벅스도 마찬가지다. 기업이 계속 경영되기 위해서 반드시 자본이 플러스 상태이어야 하는 것만은 아니다. 나가는 현금보다 들어오는 현금이 많으면 기업은 경영된다. SBUX와 마찬가지로 CMPO의 자본 상태도 자본 효율화를 위한 경영진의 선택이다.
분석에 들어가기 전부터 이렇게 구구절절 설명하는 이유가 있다. CMPO가 텐베거의 기본 조건을 만족하기는 하지만, SPAC 상장 기업이라는 치명적 단점이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전체 상장 주식 중 공매도된 비율을 뜻하는 short interest도 30% 으로 높다. Short interest 자체가 주가 흐름에 큰 영향을 주는 지는 모르겠으나 높다는 것은 그만큼 CMPO의 미래를 안좋게 보는 투자자가 많다는 것이다.
이 점에 유의하여 CMPO을 살펴보자.
CompoSecure, Inc.(이하 CMPO) 기업 소개
CMPO는 시가총액 $500M 수준의 매우 작은 기업(스몰캡)이다. 미국 기업으로 보면 작지만, 한화로는 약 6,000억원 수준이다. CMPO는 현재 FWD PE 5.85 수준에 거래되고 있고 PSR은 0.3 이다. 주식 시장에서는 CMPO를 굉장히 저평가하고 있다. 물론 시장에서 CMPO를 이렇게 심각하게 저평가되는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우선, 기본적으로 CMPO는 SPAC이다. 미국 주식 시장은 2022년 말, 특히 SPAC 상장, 스타트업 기업을 중심으로 어마어마한 주가 하락을 겪었다. 시장에서는 SPAC에 대한 후유증이 아직도 남아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외에도 비즈니스 모델의 영속성과 국제 사업부의 부진이 주가 상승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CMPO의 비즈니스 모델
CMPO는 신용카드, 체크카드를 만드는 기업이다. 특히 철(메탈)로 된 신용카드를 만든다. 우리가 사용하는 거의 대부분의 카드는 플라스틱이다. 세계적으로 메탈로 만든 카드는 전체의 0.7% 정도다. 우리나라에서 아직까지는 메탈 신용 카드를 본 적이 없다. 인터넷 검색을 해봐도 확인하기 어려웠다.
CMPO는 단순히 네모 모양의 카드를 생산하는 게 아니다. CMPO는 카드를 디자인하고, 그 내부에 들어가는 회로와 칩을 생산한다. 카드 위에 위치한 칩 내부에는 카드 발급 회사의 정보와 카드 번호, 그리고 복잡한 숫자와 문자로 된 암호키가 들어가 있다. 사용자가 카드를 단말기에 끼우거나 가져다 대면 단말기에서 카드에 담긴 정보를 수신하여 카드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고 결제가 이루어 진다.
CMPO가 생산하는 카드에 들어가는 주요 기능은 LED(좌측 사진 참조), 지문 정보, 암호화(카드 위의 칩) 시스템 등이다. 단순한 카드 모형을 만든다면 CMPO의 수익성은 굉장히 낮을 것이다. 반면, 그렇지 않고 이런 다양한 기술이 종합된 카드를 제조하여 판매한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과 같이 준수한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다.
주요 고객은 American Express와 JP Morgan Chase다. 이 두 고객과 CMPO는 거의 16년 이상의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전체 매출의 70% 정도를 차지한다. 이들을 포함하여 다양한 카드사와 함께 총 150여개의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카드를 제작, 공급하고 있다. 특히 핀테크 기업, 로빈훗의 Robinhood Gold Card도 CMPO가 공급했다. 유튜브에서 검색해보면 알겠지만, 메탈로된 카드는 굉장히 고급스럽다. 상류층 고객을 대상으로만 발송되던 메탈 카드가 조금씩 대중화 될 것이라는 게 CMPO 경영진의 전망이다.
애플페이, 삼성페이 그리고 실물 카드
사실 메탈 카드 제조 업체에 투자한다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리스크는 애플페이, 삼성페이와의 경쟁이다. 개인적으로 삼성페이와 애플페이 모두 써봤지만, 둘 다 너무 편하다. NFC 기반 기계가 없는 곳이 있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삼성페이가 훨씬 더 편하긴 하다. 삼성페이를 써본 순간 처음 든 생각은 ‘이제 곧 삼성페이, 애플페이가 실물 카드를 잠식하겠구나’였다. 하지만 실제로 진행되는 모습을 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세계적인 금융 컨설팅 기업인 Edgar, Dunn and Company의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48억 개의 카드 발행량이 조금씩 증가하여 2026년에는 58억 개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듀얼-인터페이스 카드 사용의 증가가 그 트렌드를 주도할 것으로 생각한다. 듀얼 인터페이스 카드란, 긁거나 꽂아야만 결제가 되었던 방식 외에도 애플 페이와 같이 실물 카드를 가져다 대기만 하면 NFC 로 결제되는 카드다. 듀얼 인터페이스의 편리함으로 인해 듀얼 인터페이스 카드의 사용은 최근 증가하는 추세다. 2021년 기준으로 듀얼-인터페이스 카드는 애플페이보다 3.7배 더 많이 사용됐고 2023년에는 5배 더 많이 사용됐다. 일반적인 생각과 달리 애플 페이에도 불구하고 실물 카드의 사용 비율이 더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또한, 사람들은 생각보다 습관을 쉽게 바꾸지 않는다. 더 나은 기술이라고 해서 사람들이 바로 이용하는 건 아니다. 기존 기술에 비해 훨씬 더 편리하지 않으면 사람들은 습관적으로 쓰던 걸 쓴다. 그렇기 때문에 애플 페이와 삼성 페이의 편리함에도 불구하고 많은 소비자들이 여전히 실물 카드를 사용하고 있다.
인터넷 결제 시장의 성장도 사실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실물 카드를 휴대폰 뒤에 가져다 대며 결제를 진행할 수 있다. 보안 측면에서도 앱 카드보다 더 안전하다.
플라스틱 카드와 메탈 카드
신용카드를 발급하는 기업 입장에서도 메탈 카드는 매력적이다. 일반 소비자들이 메탈 카드를 고급 카드로 인식함에 따라 카드사들의 메탈 카드의 채택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위의 사진을 보면 카드사의 의도를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LED 장착, 지문 기능의 추가를 위해서는 카드가 플라스틱이 아닌 메탈이어야 한다. 꼭 그래야만 하는 것은 아니지만 메탈로 만드는 것이 비용 면에서 유리하다.
여전히 전체 카드 중 99.3%가 플라스틱이다. 플라스틱이 많이 쓰이는 데엔 나름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편리하고, 가볍고, 무엇보다 ‘지금까지 그렇게 해왔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앞으로는 어떻게 될 지 모르겠다. 필자만 해도 만약 우리나라에 플라스틱 카드가 아닌 메탈 카드가 출시된다고 하면 당장 바꿔보고 싶다. 메탈 신용 카드를 리뷰하는 유튜브 영상을 보면 카드가 굉장히 고급스럽다. 게다가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 오염을 생각하면 메탈 카드가 더 바람직하다. CMPO는 카드르 제조하면서 스테인리스 메탈을 65% 사용한다.
제품 포트폴리오
위는 2023 10-K에서 확인할 수 있는 CMPO가 진행 중인 프로그램이다. 카드사가 카드 제작을 요청하면 CMPO는 카드를 제작하는데, 초기에 굉장히 많은 양을 제작한다. 당연히 카드 출시 처음에 판매량이 많겠지만, 분실, 도난, 파손, 단순 유효기간 만료로 인한 반복 수요도 많다고 한다.
American Express와는 2026년 7월 31일에 계약이 만료될 예정이고, JP Morgan Chase와는 2028년 12월 31일 제조 계약이 만료될 예정이다. 이 부분이 CMPO 투자의 가장 큰 리스크가 아닐까 생각한다. 소수의 고객에게 너무 많은 매출이 집중되어 있다. 하지만 16년 이상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 온 만큼 계약은 큰 무리 없이 연장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상한다.
최근 실적 요약
실적을 보자. 텐베거의 기본 요건 중 하나가 부진한 사업부에 가려진 성장하는 사업부의 존재다. 그렇게 전체 기업이 저평가되는 것이다. CMPO는 어떨까?
2023년 12월 31일에 종료된 fiscal 2023 10-K를 보자. 매출이 3% 늘었다. 매출 성장이 눈에 띄게 높진 않다. 영업이익도 4% 늘었을 뿐이다. 하지만 지역별로 보면 느낌이 조금 다르다. 미국(Domestic) 지역에서는 9% 성장했다. 반면, 인터네셔널 매출은 17% 줄었다. 두 사업 부문을 합치고 보니 3% 성장했을 뿐이다. 인터네셔널 사업부의 부진으로 미국 사업의 성장이 가려졌다.
미국 지역의 매출 증가는 고객사(JP Morgan Chase 및 American ExpresS)의 고객 증가로 인한 간접적 수혜였다.
2023년의 4분기만 떼어 놓고 보면 전체 매출이 7% 성장했다. 4분기의 domestic, international 매출은 따로 공시하진 않았다.
다음은 2024년 1분기 실적이다.
전체 매출이 9% 성장했다. 성장이 조금씩 가속화 되는가? 인터네셔널 매출은 48% 줄었고, domestic 매출은 무려 26% 성장했다. 고객사가 열심히 카드를 팔았기 때문이다.
이 시점에서 투자자는 international 매출이 영원히 감소하진 않을 거라 예상할 수 있다. 인터네셔널 매출이 0이 된 다음엔 어디로 더 하락한단 말인가? 매출이 마이너스가 될 리는 없지 않은가.
게다가 CMPO 경영진은 전체 매출에서 인터네셔널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fiscal 2024에 20% 정도가 될 거라 밝혔다. 인터네셔널 매출이 증가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렇다면 이제 domestic sale이 감소할 차례일까? 그렇지는 않을 것 같다.
앞으로의 실적 전망
매출이 분기마다, 해마다 증가하려면 실적 뒤에 어떤 거대한 트렌드가 있어야 한다. CMPO 경영진은 그 트렌드를 메탈 신용카드의 대중화로 주장하고 있다. 만약 경영진의 주장이 맞다면, 매출이 꾸준히 상승해야 한다.
최근 3년 간 domestic, international 실적이다. Domestic의 경우 거의 매년 성장했다. 그런데 international의 경우 2023년 크게 역성장했다. 아마 2022년의 실적이 너무 좋았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일 수도 있다. 경영진은 인터네셔널 매출 자체가 낮기 때문에 변동성이 높고, 고객사 믹스의 변화에 따라 실적이 크게 변동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장기적으로 인터네셔널의 매출이 전체 매출의 20%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 밝혔다.
가이던스의 변화
아쉽게도 2024 1분기 실적발표에서 2024 full-year 가이던스의 변화는 없었다. 가이던스의 상향은 텐베거 주식이 급등하며 나타나는 현상이다. CMPO 경영진은 2024년 1분기 컨콜에서 2024년 가이던스를 유지했다. 가이던스에 따르면 2024년 CMPO 실적은 yoy기준, 매출 4-10%, adjusted EBITDA는 1-8% 성장할 것이다.
매출의 흐름, 특히 domestic 시장에서의 매출 성장을 보면, 앞으로 가이던스 상향의 가능성도 옅보인다. International 매출은 계속된 역성장 끝에 이제 턴어라운드에 임박했고, domestic 시장은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영진은 2024년에는 international 매출이 전체 매출의 20%를 차지할 것이라 설명했다. 반면, 현재 기준으로는 전체 매출의 10%에 불과하다.
또 좋은 소식이 있다. 경영진에 따르면 카드사들은 2024년에 카드 마케팅 비용을 유지하거나 더 늘릴 것이라 밝혔다. 카드사들이 마케팅을 유지하면, 고객들의 메탈 카드를 발급 받고자 하는 수요는 더욱 커질 것이다.
CMPO의 밸류에이션, 전망 및 의견
다시 말하지만, CMPO의 시가총액은 $500m 수준으로 매우 낮다. 스몰캡 주식이다. FWD PE는 5.85 이며, TTM 기준으로는 5.72다. 주식 시장에서는 CMPO의 이익 증가가 일시적인 현상이며, 애플 페이, 삼성 페이 등과의 경쟁으로 성장 동력이 약화될 것이라 예상하는 것 같다. 게다가 SPAC 상장 기업이라는 점이 또 CMPO의 밸류에이션에 하방 압력을 가하고 있다.
텐베거의 탄생은 시장의 오해를 해소하며 시작된다. CMPO의 저평가는 시장의 오해인가? 부수적인 이유로 성장하는 사업이 과소평가 되고 있는가?
실제로 CMPO의 성장 동력은 다양하다. 카드의 프리미엄화, 기술적 진보.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한 정책 출현 가능성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산업의 훈풍이 CMPO의 성장을 도와주고 있다. 1-2개 분기의 성장이면 일시적 성장으로 치부할 수도 있겠지만, 2년 이상 지속되는 성장 뒤엔 분명 뭔가 실질적인 원인이 있다고 생각한다.
구글 트렌드에 검색해보면 다양한 프리미엄 카드의 검색량이 늘어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미국인들은 여전히 실물 신용카드를 활발하게 사용하고 있고, 프리미엄 카드에 대한 관심과 수요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겉으로 보면 여러모로 꺼림직한 부분이 많지만, 사실 알고 보면 꽤 괜찮은 기업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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