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관적으로 생각해보면
많은 블로그나 텔레그램에서 이미 주식 시장 하락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지만, 시장 하락에 대한 나만의 감정과 생각을 정리하는 것도 큰 의미가 있기에 진부하지만 또 기록해본다.
기록을 하기에 앞서 지금 시장의 하락이 진짜 우리가 이렇게 호들갑 떨 정도의 하락인지 살펴보자.
위의 차트를 보면 지금의 상황을 보다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 지금의 지수 하락은 전혀 과도하지 않다. 몇몇 과도하게 자신에 찬 투자자들은 자신이 시장의 하락을 맞췄다느니, 미리 현금화를 해뒀다느니 이야기를 하지만, 현실적으로 지금의 하락은 1-2년이 지나면 확인하기도 어려운 미미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그런데도 투자자들이 하락의 폭이 심하다고 느끼는 것 같다. 그 이유는 아마도 그동안 많이 주가가 오른 섹터에 집중된 주가 하락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뒤늦게 반도체, AI, 전력 인프라, 화장품 관련 기업에 투자에 뛰어든 경우 위 섹터들에 주가 하락이 집중되었기에 손실이 꽤 클 것이다.
기업의 이익이 시장의 기대만큼 빠르게 늘지 않을 때
주가와 지수가 하락하는 데엔 대부분 그럴 듯한 이유가 있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닌 것 같다.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지금의 지수 하락의 원인은 예상보다 높은 실업률(4.3%)과 고용 지표의 악화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Sahm Rule을 인용하며 경기 침체가 임박했다고, 그래서 투자 심리가 악화됐다고 지금의 주가 하락을 설명한다. 그런데 조금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 불과 얼마 전 까지만 해도 금리 인하를 위해 경기 둔화를 기다려왔던 시장 아니던가? 왜 갑자기 경기 둔화라는 호재를 악재로 판단하기 시작했을까?
나는 위 논리가 그저 현재 상황에 맞게 투자자들의 심리 변화를 끼워맞춰 해석하는 오류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지금의 지수 하락은 기존 투자자들의 수익 실현과 성장 산업의 피크 아웃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고 본다. AI가 세상을 바꿀 기술임은 분명하지만, 주가에 반영된 가치 만큼이나 빠르게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투자자들이 가지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실제 주가 하락의 이유가 무엇이든, 이번 하락은 그렇게 길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실업률 증가의 두 가지 측면
실업률이 증가한다는 게 항상 나쁜 것만은 아니다. 기업 입장에서는 적정한 실업률이 오히려 도움이 될 때가 있다. 판데믹이 해소된 이후 지금까지 거의 모든 산업 분야의 수요가 공급을 앞질렀다. 그래서 기업은 계속해서 고용을 늘려갔다. 그 결과, 기업 입장에서 신입 AI 엔지니어를 연봉 1-2억씩 주고 데려가야하는, 유튜브에서의 인터뷰를 보면, 본인들조차 자신이 이렇게 많은 연봉을 받는 것이 마땅한지에 대해 의심할 정도로 어이없는 일이 벌어졌다. 이제 실업률이 증가하고, 수요가 안정되면 기업들의 인건비 부담은 다소 줄어들 것으로 생각한다.
금리 인하가 가시화 되었다는 것도 의미가 있다. 작년만 해도 2024년에는 금리 인하를 6번 할 것이다, 9번 할 것이다 등 다양한 주장이 많았다. 그런데 아직 단 한 차례도 금리를 인하하지 않았다. 만약 실업률이 증가하고, 경기가 둔화될 조짐이 보이면 FED는 빠르게 금리를 인하할 것이다. 미국 국채 금리를 보면 당장 오는 9월에 0.5%p의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주장이 압도적으로 우세하다. 투자자들이 그렇게 기다리던 금리 인하 아니던가.
주식 시장은 굉장히 감정적이다
금리와 기업 이익 측면에서 이렇게 사업 환경이 좋아지고 있는데도 주식 시장이 이렇게 감정적으로 반응하는 이유는 뭘까? 내 생각엔, 아마도 최신 편향(Recency Bias) 때문일 것으로 생각한다. 최신 편향은 최근에 받은 정보를 과대평가하는 인지 오류다. 실업률이 다소 증가한 점에 너무 많은 의미를 둔 나머지 이후에 나오는 모든 정보를 비관적으로 보는 것 같다. 심지어는 결국 Sahm Rule이라는 것까지 끌어들여 자신의 인지 오류를 정당화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개인적으로 Sahm Rule은 Overfitting 이라고 생각함)
하지만 위에서 이야기했듯, 금리 인하는 결국 주식 시장의 밸류에이션에 플러스 요인이다. 일부에서는 이미 금리 인하가 주식 시장에 전부 반영되어 있다고 이야기하는데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주식 시장은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사실’ 정도만 반영이 되어 있지, 얼마나 인하하게 될 지에 대한 범위(extent)에 대한 요소는 반영되어 있지 않은 것 같다. 물론, 나의 개인적인 의견이다.
해야 할 일
주식 시장의 하락이 얼마나 지속될 지 그건 아무도 모른다. 모든 주식에 대해 일괄적으로 적용할 수는 없겠지만, 주식 시장 전체가 하락하며 덩달아 내 주식이 하락한 경우, 특별한 개별 기업의 악재가 없다면 경험상 주가는 금방 회복했던 것 같다. 따라서 일반적인 경우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라면 분할 매수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현금이 없는 근로자, 사업자라면 들어오는 현금의 상당 부분을 보유 주식에 분산하여 투자하는 것이 투자 수익률을 극대화 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위의 그래프에서 봤지만, 현재의 주식 시장 하락폭은 역사적으로 보면 정말 미미한 수준이다. 지금 수준의 하락은 사실 신경쓸게 못된다. 누가 이야기 했는지 정확한 기억은 아니지만, 워렌 버핏? 피터린치?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자산의 50%가 감소하는 것을 견뎌낼 자신이 없으면 주식 투자를 하면 안됩니다.
이 정도 수준의 근본 없는 하락은 그저 기업 분석을 진행하며 묵묵히 기다리면 될 일이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