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텔레그램, 텔레그램.
만약 요즘, 주식 조금 한다는 친구에게 ‘요즘 투자 정보를 어디서 얻는지?’ 물어보면, 가장 많이 듣는 대답은 ‘텔레그램’이 아닐까? 그야 말로 텔레그램의 전성기다. 적어도 주식 투자 계에서는 텔레그램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구독 기능을 바탕으로 수많은 텔레그램 채널이 난무하고 있다. 필자만 해도 텔레그램에서 주식과 관련된 5개의 채널을 구독하고 있다.
텔레그램에 공유되는 정보의 양은 너무 많아, 모두 소화하기엔 버겁다. 최신 뉴스부터 시작해서 애널리스트 리포트, 그리고 그 자료들에 대한 블로거들의 의견까지. 요즘, 텔레그램에는 투자 정보가 많다. 많아도 너무 많다.
그런데 텔레그램에서 뿜어져 나오는 정보의 홍수를 보고 있노라면 몇가지 의문이 든다. 이게 맞나? 이 많은 정보가 실제 내 투자에 도움이 되나? 보다 근본적인 의문은, 내가 이 정보를 제대로 흡수할 수 있는가? 이 정보를 이해하고 내린 나의 투자 의사 결정은 과연 신뢰할만 한가?
최신 뉴스와 트렌드에 대한 의구심
얼마 전 필자는 필자 스스로에게 마음 속에 오랫동안 품어온 하나의 질문을 했다.
최신 뉴스와 트렌드에 대한 추적 관찰이 투자 의사결정에 도움이 되는가?
– 내분비내과의사 –
정말이지 정답을 알고 싶은 질문이다. 수많은 최신 뉴스를 접하지만, 실제로 그런 뉴스가 투자 의사 결정에 도움이 되는가? 예를 들어, 어떤 산업이 좋아진다고 했을 때, 그 호재가 올라버린 주가에 이미 반영된 것은 아닌지? 전부 반영되진 않더라도, 주가가 올랐다면, 지금 가격에 매수하기에 하방 리스크가 너무 큰 것은 아닌지? 만약 그렇다면? 호재 뒤에 매수하는 게 더 위험하다면, 최신의 뉴스 트렌드를 추적 관찰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 지? 이런 의구심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것이다.
만약, 최신 뉴스가 주가에 언제나 충분히 반영되는 건 아니라고 가정하면, 즉, 호재로 인한 모멘텀이라는 게 실존한다면, 뉴스를 추종하는 투자는 전반적으로 시장을 초과하는 수익을 가져다주는지? 또 그게 만약 사실이라면, 기업의 펀더멘털에 대한 공부 없이도 산업의 트렌드를 추종하는 매매를 하고도 충분한 수익을 거둘 수 있는지?
정답은 아무도 모른다. 단,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수많은 연구가 진행되었을 것이지만, 우리는 정답을 알 수 없다. 이 질문을 하는 상황과 질문을 하는 시대의 분위기와 투자자들의 인식 차이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 연구 결과와 상관 없이 말이다. 과거에 진행된 연구가 ‘그렇다’ 하더라도 지금의 투자는 다를 수 있는 것이다. 과거에 통했던 전략을 지금 실행한다고 해서 같은 결과가 나오리라는 보장이 없는 것이다.
최신 뉴스를 바탕으로한 투자 의사 결정이 수익을 가져다 주는가? 이 질문에는 정말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 질문에 정답은 없다. 개별적인 사안에 따라 다르다고 생각한다. 무슨 말이냐 하면.
어떤 산업의 본질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투자자라면, 한 산업에 대한 호재를 듣고, 지금의 주가 상승에 비해 아직 상방이 훨씬 더 열려있음을 판단할 수 있다. 그 산업에 대해 깊은 이해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투자자는 그렇지 않다.
텔레그램에서 나오는 정보들이, 실제로 주가에 모두 반영된 것인지 아닌지는 해당 산업에 대한 깊은 이해가 있지 않고서 정확히 판단 할 수 없다. 불가능하다. 여기서 ‘깊은 이해’라 함은, 해당 산업에서 적어도 2-3년 이상 일해왔고, 지금 이 순간에도 매일 같이 산업 업황을 몸으로 느끼고 있으며, 자신보다 깊은 이해를 가진 지인을 여러명 보유하고 있는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수준의 이해다. 그정도의 깊은 이해가 없다면, 호재로 인해 주가가 상승했을 때 지금의 주가가 호재를 충분히 반영한 주가인지 아닌지 판단을 내리긴 정말 어렵다.
낮은 리스크로 투자하자, 그 기본은?
주식시장을 수년간 지켜봐오며 느낀 것이 있다. 이건 정말 중요하다.
그건 바로, 주가가 단기간 급격하게 하락했을 때가 리스크가 가장 적다는 것이다. 여기서 ‘단기간’과 ‘급격하게’가 키워드다. 단기간, 급격하게 하락한 주식이 안전한 이유가 있다.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주주들이 주식을 단기간 무더기로 매도한 것이기 떄문이다. 보통 단기간에 급격한 변동은 극단으로 치닫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보자. 시총 $100B(Billion)이 적정 가치인 A라는 기업이 있다. 이 기업은 $100B에 주식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다. 어느 날, 아마존이 등장했다. 아마존은 잘 나가던 A의 사업을 탐내고 있다. 무한 경쟁이 시작 될 것이다. 이 소식을 들은 A 기업의 주주들은 A 기업의 가치가 절반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A 주식을 매도한다. 단기간의 급격한 매도다. 엄청난 매도세에 A주식의 가격은 수일에 걸쳐 절반, $50B 이하로 하락한다. $100B 였던 시가총액이 단기간의 급격한 매도세로 $40B 또는 $30B까지 하락하는 것이다.
이때 A 주식을 매수한 사람은 명백한 두가지 이점을 얻는다. 1. 적정 가치인 $50B보다 싸게 산 이점, 2. 50%의 가치하락이 실현되지 않을 가능성이다.
물론 리스크도 있다. 실제로 경쟁심화로 인한 기업 가치 하락이 생각보다 큰 경우다. 잘 생각해보니, A기업의 적정가치가 $50B보다 더 낮은 것 같다. 이 사실을 시장이 뒤늦게 깨닫는 경우다. 하지만 대체로 보면 이런 리스크가 현실화 되는 경우는 비교적 드물다. 그보다는 과매도가 해소되어 주가가 반등하고, 기업 가치를 하락시켰던 시장의 우려가 실현되지 않으며 주가가 어느정도 회복되는 경우가 많다.
나의 결론
주식은 무조건 쌀 때 사야한다. 그런데 텔레그램에서의 정보는 대부분 호재성 정보다. 텔레그램에 어떤 소식이 나돌면, 이미 그 정보는 주가에 반영된 상태다. 이렇게 어느 정도의 호재를 반영한 상태에서 사게 되면 주가의 변동성이 크다. 주가가 어느 정도 호재를 반영했다 해도 곧바로 주가가 하락하는 것은 아니지만, 변동성이 크면 심적으로 굉장히 큰 부담을 갖게 된다. 매일, 매일 주가 호가창을 보게 되고, 정작 투자하는 즐거움과 보람은 뒷전이 된다. 6개월, 1년 뒤보다 당장 내일의 주가가 중요해진다.
반대로, 주가에 악재가 충분히 반영 되었을 때 매수하면 매수하는 순간만 마음이 불편하다. 그것도 잠시, 어느덧 과매도가 해소되며 매수 초반 1-2주는 마음이 편하다. 단기간 급격하게 하락한 주가가 대체로 상승한다. 주가가 급격하게 하락하는 경우 악재로 인한 기업 가치 하락보다 더 하락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장기적인 성장성과 경제적 해자를 지닌 기업이 이런 과매도를 겪는 경우, 비교적 손쉬운 수익을 거둘 수 있다. 수년 간의 투자 성공과 실패를 통해 내린, 나만의 작지만 커다란 결론이다.
지나가던 투자업계 종사자입니다. (지금은 상장주식쪽은 아닙니다.)
대단하신 것 같아서 감탄하고 지나갑니다 ㅎㅎ
어떤분이실지 넘 궁금합니다!
과분한 칭찬 감사합니다. 일반 개인 투자자입니다^^
투자가 취미이지만 재미있게 하고 있습니다. 댓글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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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한 기업 오래 들고가고 싶어서 일부로 눈 귀 닫고 정보를 차단했는데 어느순간 정보릉 받아들여야되는 시점이 오니까 너무 방대해진 느낌이 들더라구요 자체 필터를 달더라도 계속 눈 귀 열고 항상 기회를 찾아야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계속해서 보유 중인 기업에 대해 모니터링을 하다보면 또 다른 좋은 투자기회가 올 것으로 생각합니다^^